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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순자산가치와 시장가격 차이부터 따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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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리율에 주의하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자주 듣는 조언이다. 무슨 괴리율을 어떻게 살펴보라는 걸까. ETF 괴리율을 따지려면 먼저 ETF의 가격 결정 구조부터 알아야 한다.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되는 ‘TIGER KEDI 혁신기업ESG30 ETF’를 예로 들어보자. 이 ETF는 혁신기업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잘하는 30곳을 추린 기초지수를 토대로 하고 있다. 30개 종목 다발을 잘게 쪼개 적은 돈으로도 30개 종목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통상 국내 주식형 ETF는 주당 1만원 안팎에 상장되도록 상장 물량을 맞춘다.

문제는 30개 종목의 주가가 실시간으로 변해 내가 ETF를 개별 주식보다 싸게 사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럴 때는 순자산가치(NAV)를 참고하면 된다. NAV는 ETF 1주의 실제 값어치다. 예컨대 ‘TIGER KEDI 혁신기업ESG30’의 경우 30개 종목 가격에서 운용보수를 뺀 뒤 ETF 발행 수로 나눈 결과다. NAV는 매일 저녁 한 차례 산출된다. 그래서 다소 부정확하지만 ETF의 실제 가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기 위해 제공하는 추정순자산가치(iNAV)도 있다.

괴리율은 iNAV와 현재 시장 가격의 차이다. 1만원에 거래 중인 ETF의 iNAV가 1만원보다 높다면 괴리율은 마이너스(-)고, ETF 현재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NAV와 iNAV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ETF의 원가가 공개되는 셈이다. 흔히 ETF는 ‘작전’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괴리율이 지나치게 벌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다. 바로 유동성 공급자(LP)다. ETF 운용사들은 ETF를 상장할 때 최소 한 곳 이상의 증권사를 LP로 지정해야 한다. LP는 매수·매도 호가를 대며 ETF 괴리율을 좁히는 역할을 한다.

주의할 점은 오전 9시~9시 5분, 오후 3시 20분~3시 30분에는 LP들의 호가 제시 의무가 면제된다는 것이다. 이 시간에는 괴리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므로 ETF 거래를 피하는 게 낫다. 해외 ETF는 괴리율 해석이 좀 더 까다롭다. 예컨대 미국 현물 주식을 담고 있는 ETF는 시차로 인해 한국 개장시간에 미국 증시가 문을 닫기 때문에 NAV는 고정돼 있고 ETF 시장 가격만 움직인다. 어느 정도 괴리율을 보일 수밖에 없다. 홍콩, 중국 등처럼 개장 시간이 일부 겹치는 경우에는 해당 국가 증시가 열려 있는 시간에 거래하는 게 실물 가치와 최대한 비슷한 값에 ETF를 매매하는 방법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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