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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격' 오미크론 확산에 치솟는 금리까지…경고등 켜진 비우량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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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2월 09일 16:0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비(非)우량 기업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에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됐을 뿐만 아니라 투자 수요를 확보하더라도 단기간 내 급격하게 뛴 조달 비용을 감당해야 해서다. 글로벌 저금리 상황 속에서 빚으로 연명해온 비우량 기업들의 유동성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신용등급이 BBB-인 3년 만기 회사채의 금리는 연 8.718%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 8%대 초반을 유지했지만 올 들어 빠르게 치솟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이 조기 긴축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하면서 유동성이 떨어지는 회사채 매수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국고채 금리 상승 폭보다 BBB급(BBB-~BBB+) 회사채 금리는 더 빠르게 뛰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인 현대로템은 지난달 19일 3년 만기 950억원어치 회사채를 연 3.398%에 발행했다. 지난해 6월 25일 3년 만기 23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땐 금리가 연 3.138%였다.

신용등급이 BBB+인 한진 역시 지난달 21일 3년 만기 회사채 560억원어치를 연 4.097%에 발행했다. 약 반 년 전인 지난해 7월 22일 3년 만기 7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때만 해도 금리가 연 3.736%였다. 반년 새 연 3%대에서 연 4%대로 올랐단 얘기다.

특히 이달 들어 비우량 기업들의 발행 금리 상승 폭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 전망이 나쁘지 않아 기관투자가들의 매수 주문이 들어오더라도 BBB급 평균에 비해 5~10bp(1bp=0.01%포인트) 정도 금리를 더 얹어줘야 발행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초 효과를 기대하며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던 BBB급 기업들이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급 바로 위인 한솔제지(A)는 최근 추진했던 회사채 발행을 보류키로 했다. 시장 상황을 좀 더 살펴보면서 적당한 발행 시기를 다시 노리겠다는 취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업공개(IPO) 시장 활황으로 하이일드펀드의 BBB급 회사채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대형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으려면 일정 비중만큼 BBB급 이하 회사채를 담아야 해서다. 하지만 올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만큼 하이일드 펀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단 전망이 많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하이일드펀드가 투자하는 BBB급은 대부분 우량그룹 계열사로 특정 종목에 한정돼 있다"며 "특정 종목의 BBB급만 투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견 이하 건설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연초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붕괴 사고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까지 맞물려 건설사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투심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인식까지 확산하면서 중견 이하 건설사들이 유동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의 투심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아 회사채 미매각이 나지 않으려면 발행 금리를 높게 제시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조달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해 올해 재무 전략을 전반적으로 수정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올 4월까지는 비우량 기업에 대한 투자 냉각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회사채 시장의 투심 악화로 신용등급별, 섹터별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이 올 3월을 기점으로 대부분 종료될 예정이라 취약·고(高)위험 업종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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