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건강을 핑계로 TV 토론을 무산시킨 뒤 폭탄주를 마셨다며 "토론이 무서우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크게 와전된 이야기"라며 토론을 절대 피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대선이 30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내일 열기로 했던 대선 제2차 TV 토론이 또다시 무산됐다"며 "이번에도 국민의힘은 몽니를 부렸다. 어이가 없는 것은 TV 토론 연기를 요청하며 들고나온 이유"라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후보의 건강'을 운운했는데, 보도에 따르면 윤 후보는 토론을 무산시킨 당일 날 저녁에 폭탄주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며 "JTBC가 주관 방송사로 선정되자 ‘손석희 사장이 있어 편향적’이라고 주장한 것도 황당하다. 손석희 씨는 이미 보도 총괄에서 물러나 순회특파원으로 외국에 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갖 핑계를 대며 토론을 무산시킨 윤 후보는 이제 와서 '8일에 할 테면 하라'고 말했다"며 "사과를 해도 부족한데 토론 무산을 남 탓으로 돌리다 후안무치하게 나오는 윤 후보의 모습은 정말 뻔뻔하다. 국민도 안중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납득 할 수 없는 핑계를 걸어 토론을 회피하면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토론을 수용하거나 회피해선 안 되는 것은 물론"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와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았다. 성일종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후보의 건강은 상당히 좋다. 지방 일정이 많다 보니 (토론할 때) '컨디션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 크게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V 토론이) 10일이나 11일 중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그중에서 11일이 비교적 다른 당에서도 좋겠다는 의견을 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윤 후보는 국민께서 올바른 판단을 하실 수 있도록 TV 토론을 통해 많은 정보를 드리고 또 후보들 자질이나 역량, 국가 비전에 대해서 올바른 판단 기회를 드리는 게 좋겠다고 늘 말했다. 이런 기회가 오면 절대로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이날 윤 후보가 지난 5일 제주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의 저녁 자리에 약 1시간 정도 머물렀고, 이 자리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을 여러 잔 마셨다고 전했다. TV 토론을 주관할 예정인 한국기자협회는 국민의힘이 토론 연기를 요청하며 그 이유 중 하나로 윤 후보의 건강을 꼽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