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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맞은 2·4대책…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 [더 머니이스트-이은형의 부동산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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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2·4대책 1년을 맞아 목표물량의 60% 수준인 50만호 입지를 후보지로 선정하는 등 전례없는 성과를 나타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는 통계까지 나오면서 정부는 2·4대책이 시장안정 효과를 냈다고 강조했습니다.

헌데 2·4대책의 핵심은 ‘신도시’가 아닌 ‘서울 노후도심의 고밀개발’입니다. 주택공급의 성과는 입주가능한 실물주택이 얼마나 유의미한 물량으로 실현되느냐가 관건이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므로 2·4대책이 제시한 ‘3080 공급대책’의 성과를 ‘사업지 발굴’과 ‘지구지정’의 양으로 판단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습니다. 지자체가 추천했더라도 예정사업지들간에 편차가 있습니다. 주민동의율과 이들이 보유한 사업지 내의 토지면적이 비례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정비사업의 전형적인 문제점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4대책의 주요 사업유형들도 서울의 대규모 주택공급방안으로 삼기에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도심복합사업’의 강제수용방식은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신규택지와 달리 기존 도심은 이해관계자의 수가 많고 이들간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사업동의율을 충족했더라도 반대 주민들의 토지를 물리적으로 강제수용하기 어렵고, 과도한 보상(현금청산)은 사업성을 저하시킵니다.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은 ‘공공의 개발이익환수’를 전제로 합니다. 용적률 상향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하면서 임대주택비율의 상향 등의 반대급부를 요구합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존 정비사업의 문제점도 일부 동일합니다. 최근 공공재개발이 추진되던 지역에서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법원에 ‘주민대표회의 구성승인인가 처분 취소’와 ‘사업시행자 지정인가 처분 취소’를 청구한 것이 예시입니다.

‘소규모정비·도시재생’은 이전까지 도시재생사업에서 배제되던 재건축과 재개발을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지를 지금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습니다. 향후 사업자체의 추진동력이 저하될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차기 정부가 2·4대책을 계승하더라도 명칭을 포함해 여러 수정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2·4대책의 장점을 꾸준히 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2·4대책이 중점적으로 다룬 노후도심의 고밀개발은 향후 민간 자체사업 추진이 어려운 지방도시의 구도심 도시재생방안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지방도시에서는 구시가지를 현대화하는 것보다 새로운 도심을 만드는 것이 용이하기에 신도심이 형성됩니다. 여기에 관공서까지 이전되면 구도심은 완전하게 뒤쳐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성부터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구도심의 자생적인 정비사업이나 도시재생도 곤란해집니다.

이런 곳일수록 공공이 주도하는 정비사업모델이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주효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2·4대책이 제시한 사업모델의 장점은 꾸준히 살리면서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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