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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의 성장기여율 88%…기업들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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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이 87.5%에 달했다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정부는 “과감한 재정정책으로 지난해 4%의 탄탄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고 짐짓 생색을 냈지만, 실은 기업의 역할이 압도적이었다는 의미다.

수출이 버팀목임은 불문가지이지만, 압도적인 데이터를 접하고 보니 새삼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소재·부품 공급망이 단절되는 등 여느 때보다 열악한 대내외 여건을 이겨낸 것이기에 더욱 값지다. 중첩되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 수출기업들의 맹활약이 없었다면 민생이 얼마나 더 피폐해졌을까 아찔하다.

지난해 9% 증가한 수출은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산업생산이 11년 만의 최대인 4.8% 증가한 것도 수출의 힘이다.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가계소득 증대로 이어져 민간소비를 3.6% 증가시키며 한 해 전 5.0% 감소의 충격을 씻어냈다. 기업의 역할은 수출에만 머물지 않았다. 몇 달 전 요소수 사태 때 비상 공급망을 가동하며 물류대란을 막아낸 주역도 수출기업들의 해외 전진기지였다.

수출의 성장기여율 87.5%는 여타 부문의 기여율 합계가 12.5%에 불과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위기국면에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정부가 돈을 쏟아붓는 방식도 비효율적이란 사실을 잘 보여준다. 한국 삼성전자나 대만 TSMC를 보면 기업이 ‘국가 외교자산’이 되는 시대의 도래가 뚜렷하다. 진정 민생을 위한다면 국고를 털어 현금을 살포하기보다 기업 수출 지원을 최우선정책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최근 무역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로 전환해 빨간불이 켜졌다. 에너지·원자재·공급망의 ‘3대 파고’가 덮친 탓이다. 여기에다 최대 수출상대국인 중국마저 부동산 거품, 그림자금융, 과도한 부채라는 세 마리 ‘회색 코뿔소’의 습격에 내수와 투자가 휘청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시계 제로(0)’다.

그래도 정부는 수출기업들의 분투에 숟가락 올릴 생각만 할 뿐, 지원은 먼 산 보듯 한다. 여론에 떠밀려 뒤늦게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켰다지만 인력 양성, 세제 혜택 등이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데서 잘 드러난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 메가합병을 해외에서 제동걸 때까지 아무 역할도 못해 조선·해운업 호황 도래의 효과를 스스로 반감시켰다. 수출주역 제조업과 미래주역 디지털 산업을 겹겹이 규제로 옥죄는 것은 경제 버팀목을 스스로 베어내는 일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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