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영협회가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한 선수의 경기 출전 자격에 관한 규정을 발표했다고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한 선수는 경기 개최일을 기준으로 최근 36개월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농도를 L당 5나노몰(nM)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성전환 선수는 경기에 앞서 다른 여자 선수들과 비교해 신체적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점도 증명해야 한다. 남성적인 신체 특성이 공정한 경쟁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선수가 제시한 증거는 3명의 의학 전문가들이 검토하게 된다.
이날 미국 수영협회가 제시한 성전환 여성 선수의 출전 자격 규정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기준보다 엄격한 편이다. IOC는 최소 12개월 동안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를 L당 10nM 미만으로 유지한 경우에 한해 성전환 여자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단 미국 수영협회는 새 규정이 엘리트 선수들에게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수영협회는 성명을 통해 "협회는 시스젠더(생물학적 성별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와 트랜스젠더 모두 스포츠에 참여할 권리를 옹호한다"며 "동시에 엘리트 선수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여자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22·사진)의 대회 출전 자격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이뤄졌다. 토마스는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남자 수영팀에서 3개 시즌을 보냈고, 여자팀으로 옮긴 후 첫 시즌에서 200야드 500야드 1650야드 자유형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