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비자들은 식품의 제철은 물론 과일 하나하나의 세부 품종까지 알고 있습니다. 이런 눈높이를 맞추려면 품종별 물량 확보도 중요합니다.”
소비자의 신선식품 민감도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딸기면 딸기, 사과면 사과, 포도면 포도였던 과일 소비가 품종별로 세분화하는 모습이다. 겨울 제철과일 딸기가 대표적이다. 마켓컬리 딸기 상품 페이지 안 ‘컬리스 노트’에는 설향, 죽향(사진), 금실, 비타베리, 만년설 등의 품종을 소개하는 설명이 있다. 이미 품종별 소비를 하는 고객에겐 마켓컬리가 이를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하고, 익숙지 않은 소비자에겐 품종 소비를 알리기 위한 것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품종별 설명을 통해 고객들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품종 소비에 익숙해질수록 마켓컬리 고객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사과 역시 부사뿐 아니라 최근 홍로, 홍옥, 양광, 황옥 등 다양한 품종 판매가 부쩍 늘었다. 외국 품종인 시나노 스위트, 시나노 골드 등도 눈에 띈다. 한 소규모 신선식품 쇼핑몰 대표는 “홍옥 사과는 저장성이 떨어져서 유통이 어렵기 때문에 재배하는 사람도 많이 사라졌던 품종”이라며 “최근 홍옥 특유의 새콤한 맛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 전국에서 재배자를 수소문해 판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역, 전복 등 해산물도 마찬가지다. 미역은 초벌 중벌 세벌 등으로 나뉘는데 초벌이 가장 맛이 좋다. 한 온라인 수산 MD(판매기획자)는 “부들부들하고 야들야들한 초벌미역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초벌미역을 따로 확보해 브랜드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복의 경우에도 먹이인 다시마 채취가 끝난 후 잡힌 것들은 빈사 상태로 유통된다”며 “이를 제대로 알고 피하는 소비자도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MD 출신 쇼핑몰 운영자는 “품종별 입맛을 잡기 위한 틈새시장이 발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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