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신임 공인중개사협회장이 향후 업권 수호를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27일 서울 청룡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정부 정책에 방어적 자세로 업권 수호를 하지 못했다. 대정부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법안 발의 등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아쉬웠던 일로는 지난해 공인중개보수 개편을 꼽았다. 중개 보수가 높아지자 부정 여론이 강해졌고, 국토교통부는 15억원 이상 주택 매매의 최고요율을 0.9%에서 0.7%로 하향하는 등 부동산 중개수수료 체계를 손질했다.
이 회장은 "고가주택은 전체 거래의 5%도 되지 않는다"며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6000만원인데 중개보수는 140만원에 그친다.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평균 18번의 응대와 임장을 하는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중개수수료가 비싸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 플랫폼 기업의 중개업 진출을 저지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회장은 "카카오에서 대리운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소규모 업체들이 크게 줄고 대리비가 올랐다"며 "플랫폼이 진입하면 당장의 편리함은 주겠지만, 독과점 체계 구축과 가격 상승이라는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대기업으로부터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법과 같이 대형 플랫폼의 직접 중개를 막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방은 프롭테크 모델인 '온택트파트너스'를 통해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대한변호사협회가 법률기술 스타트업인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에게 징계를 내리겠다며 제재에 나선 것을 의식한 듯 "변호사협회는 징계권한이 있지만 중개사협회는 없다. 변협은 의무가입제이기에 협회 등록 후 지자체에 신고해야 허가증이 나오지만 중개사는 상관없이 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중개사도) 협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중개업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중개사 진입 문턱을 높이는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까지 배출된 공인중개사는 모두 49만3500여명인데 현업에 종사하는 중개사는 약 11만6300명"이라며 "절대평가 방식을 상대평가로 전환하고, 이미 자격을 취득한 자들에 대해서도 재평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권분석사, 경매사, 분양상담사 등 체계화된 교육과 전문성을 심화할 필요가 있다. 고객 니즈에 맞는 자료를 제공하고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전문 자격과 제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