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적체,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 등으로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한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2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난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강한 개인소비가 성장을 이끌었다. 1984년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세에 접어들기 이전에 집계됐다는 점을 우려했다.
미 상무부는 작년 4분기 GDP 증가율이 연율 6.9%(연율 기준 속보치)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연율은 현재 분기의 경제 상황이 앞으로 1년간 계속된다고 가정한 뒤 환산한 수치다. 미 성장률을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 나눠 발표하는데, 이날 수치는 속보치다. 지난해 연간 GDP는 5.7% 증가해 역성장을 기록했던 2020년(-3.5%)을 넘어섰다.
성장의 원동력은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였다. 개인소비는 지난해 4분기 3.3% 증가율을 보이며 3분기 2.0%에서 크게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델타 변이가 사라지고 경제활동이 재개하면서 가을과 초겨울의 생산량이 증가했다”며 “소비자들이 꾸준히 소비하고 수출이 증가하며 재고가 늘었다”고 했다. 소비자조사회사 어피니티솔루션의 조너선 실버 최고경영자(CEO)도 “소비자는 1월에도 지출을 멈추지 않았다”며 “생산량을 계속 늘려야 한다는 신호”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들은 오미크론 변이를 위협으로 여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전 세계를 타격했던 공급망 문제가 일부 해결됐다고 했다. 작년 내내 공급 부족에 직면했던 기업들이 재고를 쌓아두기 시작했고, 이것이 생산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세에 접어들기 이전에 집계된 수치라는 것에 주목했다. 지난해 11월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기업과 대학 등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얘시다.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건설회사 스트럼의 티라 스트럼 CEO는 WSJ에 “코로나19가 발생하자 회사는 1주일 동안 일을 중단했다”며 “사업장 폐쇄로 인해 1만8000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잃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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