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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에코프로비엠 주식 내부자거래로 금융위·검찰 수사…추가 수주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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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핵심소재 양극재 생산업체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던 에코프로비엠이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모회사인 에코프로의 이동채 회장을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핵심 임원 4~5명이 피의자로 입건된 것으로 전해졌다. ESG 경영 환경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주식 내부자거래 의혹은 향후 양극재 공급계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회사측은 이와관련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9월 전후 수차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단장 손영채)으로부터 현장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는 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단장 박성훈) 소속 검사들도 참여해 압수수색도 했다. 사실상 금융위와 검찰의 합동 수사였다.

주요 혐의는 2020년 2월 3일 SK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비엠이 맺은 2조7412억원 규모의 장기공급계약 공시 이전 핵심 임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했다는 내용이다. 공시 당일 주가는 20.98% 뛰었다. 전날까지 5만원대였던 주가는 공시날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 9만원대를 넘겼다.

금융위는 이 사건을 처음 인지하자마자 패스트트랙으로 사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증권선물위원회 등을 거치지 않고 검찰과 협력해 압수수색 등 즉각적인 수사에 나서는 방식이다. 혐의가 어느정도 드러났거나 빠른 조사가 필요할 때 택하는 예외적 조치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건의 중대성과 핵심 피의자들의 증거인멸을 우려할 때는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사당국은 일부 임원들이 가족, 지인 등 차명으로 주식거래를 했는지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조사 절차에 따라 핵심 피의자의 소환조사가 끝나면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고위급 임원 다수가 얽혀있는 사안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ESG 경영 원칙이 강화되는 만큼 특정 공급 계약을 전후로 한 내부자거래 혐의는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2차전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내부자거래로 기소가 된다면 기존 계약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때까지 유지되지만 추가 계약을 맺는 건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양극재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공급자 우위 시장인 만큼 적극적인 공급 계약이 중요한데 기업 성장을 위한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코프로비엠과 계약을 맺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하면 안정적인 공급망이 강점인 'K-배터리' 밸류체인 신뢰도에 흠이 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도 있다.

본지는 취재과정에서 회사의 해명을 듣기위해 이달초부터 수차례에 걸쳐 권우석 에코프로비엠 사업 대표를 비롯한 핵심 임원들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에코프로비엠측은 연락을 끊고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이날 오후 늦게 에코프로비엠은 공지를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에코프로 및 계열사의 일부 임직원들이 에코프로비엠 주식에 대한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내부자거래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며 보도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회사측은 "해당 내부자거래는 혐의 조사 대상인 임직원 개개인의 주식거래가 문제인 것으로 회사에 재산상 손실을 가져오거나 초래하는 행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향후 법적 공방을 염두해 둔 '선긋기성'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주식거래의 규모 또한 유통주식수 대비 매우 적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본지 보도를 놓고 일부 유튜브 매체 등에서는 '지난해 9월 나온 내용이다', '공매도 세력과 결탁 의심이 든다' 등의 허위 내용을 방송했다. 이미 보도됐다는 발언을 한 모 증권사 관계자는 기자 항의에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말해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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