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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관리업계의 우버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앤지(종목명 ANGI)를 이렇게 평가했다. 운전기사와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을 연결해주는 차량 호출업체 우버처럼 앤지는 집과 관련된 서비스 전문가와 사용자를 이어준다. 미국 1위 홈 서비스 플랫폼 기업이기도 하다.
주가 흐름은 좋지 않은 기업이기에 배런스의 평가에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지난 6개월간 앤지 주가는 35.95% 하락했다. 하지만 배런스는 앤지가 저평가된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앤지와 계약하는 집 관련 전문가가 늘었고 앱에 익숙한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1980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세대)가 집을 사고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배런스는 “홈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것을 감안할 때 장기 투자자에게 앤지는 충분히 주목할 만한 주식”이라고 평가했다.
커지는 집 관리 시장
앤지는 2017년 앤지스리스트와 홈어드바이저가 합병해 탄생한 기업이다. 배관, 지붕 수리, 리모델링, 홈 클리닝, 가전제품 수리 등 집과 관련된 500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25만 명가량의 홈 서비스 전문가가 상주한다. 이용자들은 필요한 서비스를 앱을 통해 신청한다. 집과 가까운 곳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전문가들에게 견적을 요청하고 이를 비교할 수 있다.미국인들은 매년 6000억달러(약 719조2800억원)를 집 관리에 쓴다. 시장 조사회사 VMR에 따르면 미국 홈 서비스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35.81%로 예상된다.
홈 서비스와 관련된 매출 중 20% 미만이 온라인 부문에서 나온다는 점도 주목된다. 온라인을 통해 예약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라고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가 향후 앤지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한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밀레니얼 세대였다.
이런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조사업체 존다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중 약 32%는 1~3년 안에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WSJ는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가 주택시장에 진입하면 앤지의 서비스는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속 붙은 성장세
앤지는 지난해 3분기 4억6156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네 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아직 적자 기업인 점과 단기간 호재가 없다는 것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하지만 배런스는 앤지가 부채가 거의 없는 것과 향후 사업이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꼽았다. 앤지는 주로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네덜란드 베르크스팟, 이탈리아 인스타프로 등 유럽에 있는 회사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유럽 지역으로의 진출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에 따르면 9명의 애널리스트 중 7명이 앤지에 매수 의견을 냈다. 2명은 중립이었다. 평균 목표 주가는 14.28달러다. 현 주가(7.84달러) 대비 82.14%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