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 이틀째였던 지난 19일 하루에만 은행 마이너스통장 사용액이 5조6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4%를 웃돌고 있지만 한 주라도 더 배정받기 위해 투자자들이 레버리지까지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8일과 19일 이틀간 139조2873억원에서 146조2705억원으로 6조9832억원 늘었다. 지난해 1월 하루 평균 신용대출 증가액(1519억원)의 23배에 달한다. 지난해 4월 공모주 열풍에 ‘0주 배정’이 속출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5조5000억원)보다 1조원 넘게 늘어난 금액이다.
공모주 청약 이틀째였던 19일에만 마이너스통장에서 5조6379억원이 빠져나갔다. 21일 증거금 환불을 앞두고 단 하루라도 금리 부담을 덜려는 투자자가 많아 마지막 날 자금 인출이 집중된 것이란 분석이다.
마이너스통장을 처음 뚫어 공모주 청약에 나선 이도 적지 않았다. 19일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은 1610건으로, 이달 14일(1225건)보다 400건 가까이 늘었다. 은행 관계자는 “증거금이 환불되는 21일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150만원을 증거금으로 넣었으면 증권사에 따라 다르지만 균등 배정으로 1주, 2100만원을 추가로 넣을 때마다 비례배정으로 1주씩 더 받는다. 공모가(30만원)를 고려할 때 상장 당일 ‘따상’(78만원)을 기록하면 수익률이 160%에 달한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적정 주가(43만원)를 고려해도 43.3%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 증권사 계좌로 쏠리면서 5대 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MMDA 포함)은 697조8698억원으로, 전날보다 2조6532억원 감소했다.
신한·우리 등 일부 은행에서는 머니마켓펀드(MMF) 출금 한도가 소진되기도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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