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9일 “대전을 과학특별자치시로 지정하고 대한민국의 과학 수도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세종시에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차기 정부에서 신설될 항공우주청도 대전 지역에 한데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의당 대전시당에서 이 같은 내용의 충청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중심국가로 우뚝 서려면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매우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정책과 연구, 교육,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상승효과를 내는 융합과 집중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전을 첨단 과학기술 공급지와 기술기반산업 육성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5대 방안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과학 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대전광역시 명칭을 대전과학특별자치시로 바꿔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겠다”며 “재정, 조직, 규제 특례를 부여하겠다”고 했다. 과학기술 정부 부처와 관련 공공기관도 대전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그는 “과학 수도는 과학기술 관련 정부 부처와 출연 연구기관, 민간기업, 그리고 대학이 집적돼 있어야 한다”며 “현재 세종시에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를 우선 이전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등 다른 주요 대선 후보들도 공약한 항공우주청과 관련해서는 “당연히 대전에 있어야 한다”며 “우주국방 혁신클러스터와 바이오헬스클러스터를 대전에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대전과 세종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대학 연구개발(R&D) 투자 전략과 연구원 처우 개선 등을 혁신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대전 과학 수도 구상이 실현되면 대전과 충청권의 위상은 제2 수도권으로 높아지고, 대한민국은 세계 과학기술 중심 국가로 우뚝 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자동응답시스템(ARS)이 아닌 면접조사 방식의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와 1 대 1 대결에서 저는 오차범위 밖으로 이기지만 윤석열 후보는 지거나 박빙의 경우가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권세력은 추경(추가경정예산) 등 쓸 수 있는 수단이 아주 많기 때문에 지금 박빙이라면 선거에서 질 확률이 높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안일화(안철수+단일화)’를 얘기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인터넷엔 ‘안일화’보다 ‘간일화(간 보는 단일화)’라는 단어가 더 뜬다”고 한 지적에 대해선 “(이 대표가) 요즘 거의 매일 저에 대해 얘기하지 않나, 제가 위협적이라는 걸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