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광주 서구에서 발생한 외벽 붕괴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현행규정상 가장 강력한 처벌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17일 밝혔다.
노 장관은 17일 국토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언급하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반복적으로 사고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현재 운영하는 모든 법규와 규정상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페널티를 줘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공사과정에서 안전 관련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기술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구조적으로 학동 사고와 같은 하도급이나 감리 등의 문제는 없었는지를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사고 발생 다음 날 바로 조사위원회를 발족해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에서 시공사의 부실시공 등이 확인되면 국토부 장관은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에 근거해 건설사업자인 현산에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건설사업자는 공공사업과 민간공사의 신규 수주 등 모든 영업 활동이 금지된다.
건설업 등록말소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노 장관은 설명했다. 건산법에선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야기해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등록말소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 장관은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안전 불감증과 언론에서 지적된 무리한 공기, 부실시공 등 모두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국회 계류 중인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6월 국회에 발의됐지만, 관련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노 장관은 “중대재해법은 제조업 위주로, 건설 관련 법안들은 시공 관련 문제를 대응하기 때문에 원청 발주자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건설안전특별법이 통과되면 발주자, 설계, 시공, 감리 등 공정에서 안전이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