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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 녹취' 후폭풍…유창선 "검증대상, 김건희 아닌 공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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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가 온 국민에게 공개되면서 대선 정국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MBC 측은 16일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를 통해 김 씨가 친여 성향의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촬영 담당자 이명수 씨와 나눈 사적 대화 성격의 녹취를 전했다. 하지만 쓰나미급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지극히 사적인 대화 내용이 소개되면서 지상파 방송이 이를 보도하는 게 적절했느냐는 논란 등 여러 쟁점을 낳고 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17일 페이스북에 "MBC 방송을 본 윤석열 후보 지지자들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씨의 얘기들 가운데 부적절한 대목들은 분명 있었다"면서도 "이는 당사자의 선택일 뿐 공론의 장에서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비윤리적으로 녹음되고 건네진 사적인 대화 내용을 방송으로 내보낸 행위가 대단히 잘못된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기막힌 것은 그런 희대의 사기꾼을 기자인 듯 포장해주면서 마치 의로운 공익제보자라도 되는 듯 방송에 출연시킨 MBC의 모습이다"라며 "상식을 갖고 방송을 보았던 시청자들이라면 김건희의 대화 내용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어떻게 저런 사람이 공영방송에 의인처럼 등장할 수 있는가, 그런 탄식부터 했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MBC 사태’는 정치적 반대편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공영방송이 보였다는 점에서, 진영에 갇힌 한국 저널리즘의 현주소를 근본적으로 성찰해야 하는 과제를 던졌다"면서 "이런 광경이 정상적인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우리가 진짜 검증해야 할 것은 김건희가 아니라 공영방송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MBC를 통해 해당 녹취록을 공개한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측은 "(MBC의 보도에) 상당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진실이 잘 전달되도록 (녹취 전체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중요 대목을 빼고 부분 공개가 됐는데, 법원의 판결 때문인지 MBC가 어떤 의도가 있어서 그랬는지"라며 "하도 답답해서 MBC가 보도하다가 빠트린 부분을 서울의소리 홈페이지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제가 보기에는 전체 맥락이 잘 전달된 게 아니라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 그 부분을 뺀 게 의아하다"며 "제가 괜히 MBC 측에 (녹취록을) 줬나, 이런 생각도 든다"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김 씨는 자신의 가족 관련 호의적인 보도를 해줬던 이 씨에게 "나중에 한 번 봐서 우리 팀(캠프)으로 와요", "캠프 구성할 때 강의 좀 해줘", "명수가 하는 만큼 줘야지. 잘하면 뭐 1억 원도 줄 수 있지" 등 협업 제안을 여러 차례 하며 친근감을 표했다.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관련 "사실 적은 민주당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조국 수사를 그렇게 펼칠 게 아닌데 조국 수사를 너무 많이, 너무 많이 공격했지"라며 "그래서 검찰하고 이렇게 싸움이 된 거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끝내야 하는데 계속 키워서 유튜브나 유시민 이런 데서 계속 자기 존재감 높이려고 키워서, 사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고 했다.

이어 “(남편이) 총장 되고 대통령 후보 될 줄 꿈이나 상상했겠나”라며 “이건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거지 보수가 키워줬겠어? 보수는 자기네가 해 먹고 싶지”라고 했다.

김 씨는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박근혜를 탄핵한 건 보수"라며 "바보 같은 것들이 진보, 문재인(대통령)이 탄핵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보수 내에서 탄핵한 것"이라고 했다. 남편인 윤 후보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거다. 보수가 키워줬겠냐"라며 "정치라는 것은 항상 자기편에 적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투 의혹으로 유죄가 확정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관련해서는 "나는 안희정(전 충남지사)이 불쌍하더라"라며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권 미투를 언급하면서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다”며 “그래야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고 했다. 또 “여기(진보)는 돈을 안 챙기니까 터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 씨는 자신이 과거 쥴리로 활동했다는 접대부 의혹과 관련해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나는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그런 시간에 차라리 책 읽고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 하는 걸 좋아한다"고 털어놨다.

한편 평소 2%대였던 '스트레이트' 방송 시청률은 이날 17%까지 폭등했다.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스트레이트는 전국 가구 집계 17.2%(이하 동일 기준)의 시청률을 보였다. 여권 인사들이 본방사수 캠페인을 벌일 정도로 정치권의 핫이슈였던 덕분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을 보도한 MBC를 향해 “시청자를 우롱하는 변죽만 울리고 시청률 장사만 잘했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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