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제조업체 국순당이 12년 만에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순당은 2015년 ‘가짜 백수오’ 사건을 겪은 이후 5년간 적자에 빠져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지만, 최근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접어들며 부활하고 있다. 주가도 올 들어 1만원을 돌파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국순당은 5.21% 오른 1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은 15%에 달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국순당이 올해 판매가격 인상과 수출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 13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국순당이 올해 영업이익 100억원을 넘긴다면 이는 12년 만이다.
국순당은 2000년대 초반 백세주 인기로 매출 1480억원(2003년)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2010~2012년에는 막걸리 열풍에 힘입어 매출 1280억원(2011년)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5년 일명 ‘가짜 백수오’ 사건이 터지면서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백수오 대신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이엽우피소가 원재료에서 검출된 일이다. 당시 국순당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시중에 유통 중인 백세주를 전량 회수했지만 시장 심리는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
국순당은 5년간(2015~2019) 영업적자에 빠졌다가 2020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9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비용 절감에 따른 성과였다. 연간 300억원대 판관비를 200억원대로 크게 낮췄고, 인건비·관리비·판매비 등 모든 항목에서 비용을 줄였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비용 축소가 아니라 성장을 통해 실적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 매출 제품인 ‘국순당 생막걸리’(사진)와 ‘국순당 쌀막걸리’ 가격을 잇따라 올리면서 본사 영업부문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막걸리 수출도 지속적으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순당 막걸리 수출은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 7%에 불과했던 수출 비중은 작년 3분기 18%로 크게 상승했다. 특히 일본에서 ‘프리바이오 막걸리’ 판매 비중이 40%까지 증가했다.
국순당은 비영업자산 가치가 탄탄한 기업으로도 꼽힌다. 투자자산 가치가 장부금액만 1533억원에 달해 시가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국순당의 주요 연결 대상 종속기업으로는 지앤텍벤처투자, 관계기업으로는 팜에이트(스마트팜)가 있다. 여기에 현금성자산(432억원), 금융자산(478억원), 투자부동산(193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순당의 2022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9.2배로 다른 주류 업체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이익 개선과 더불어 투자자산 가치, 현금성 자산을 감안하면 저평가 상태로 본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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