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들이 지난달 주식을 수백억원어치 대량 매도하면서 '먹튀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카카오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orporate Alignment Center·CAC, 센터장 여민수)는 전 계열사 대상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마련하고 이를 즉시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카카오 계열 회사의 임원은 상장 후 1년 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받은 주식에도 예외없이 매도 제한을 적용한다. 적용 시점은 증권신고서 제출일로부터 상장 후 1년까지다.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매도 제한 기간을 2년으로 늘려 한층 엄격하게 제한한다. 임원들의 공동 주식 매도 행위도 금지된다.
아울러 상장사 임원 주식 매도에 대한 사전 리스크 점검 프로세스를 신설했다. 앞으로 임원이 주식을 매도할 경우 1개월 전 매도 수량과 기간을 미리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와 소속 회사의 IR팀 등에 공유해야 한다. 주식 매도 규정은 계열사를 이동해 기존 회사의 임원에서 퇴임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번 규정을 마련한 CAC는 지속가능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전 계열회사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윤리 의식 강화와 리스크 방지를 위한 각종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계열사 상장도 원점 재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지난달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자질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페이는 작년 11월 증시에 입성했지만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은 상장 한 달 만인 지난달 주식 총 44만주를 대량 매도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비판에 직면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류 대표는 지난달 8일 시간외매매로 카카오페이 주식 23만주를 매각했다. 1주당 매각 대금은 20만4017원으로 총 매각 대금은 469억원이다. 류 대표가 행사한 스톡옵션 물량으로, 류 대표는 당시 한 주당 5000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했는데 이번 매각에 따른 차익은 457억원에 달한다.
류 대표뿐 아니라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신임 대표(5000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등도 주식을 매각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