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선대위는 이재명 후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제보자 사망 직후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아닌 '녹취 조작 의혹 당사자'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선대위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은 지난해 이재명 후보에 대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라는 허위 주장으로 고발조치되었고 이미 사법당국이 수사 중인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변호사비 대납 의혹 폭로자 사망' 소식으로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이 씨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다"라며 언론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재명 캠프는 대장동 재판에서도 이재명이라는 이름 대신 성남시를 주어로 쓰라고 입장을 냈었다. 법정에서 이재명 이름 석 자를 꺼낸 건 김만배 씨의 변호인이었고, 워딩을 그대로 옮겼는데도 이를 쓰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한편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한 이 모(54) 씨가 전날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족 측은 "이 씨가 생전에 민주당으로부터 압박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의 대리인 백 모 씨는 이날 서울 양천구의 한 병원 빈소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이씨가) 민주당과 이 후보 진영에서 다양한 압력을 지속해서 받아왔다"며 "고소·고발 압력도 많이 받았다"고 주장했다.
백 씨는 "민주당에서는 (이씨를) 오늘 알았다고 했다던데 그것도 말이 안 된다"며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고발할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씨의 사망 배경으로 생활고, 건강 문제 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약간의 생활고는 있는데 이씨는 정기적인 수입이 있었고 공익제보 후에도 여러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유족에게 확인해보니 건강이 염려된다는 말만 했다더라. 당뇨 등 진단을 받은 적도 없고 복용하는 약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백 씨는 "아직 부검도 시작되지 않았고 유서도 없는데 생활고로 인한 극단적 선택 같은 추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람이 죽었다. 이 후보에 대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한 사람이기에 앞서, 두 아이의 아버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은 '대답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는 표현으로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황 대변인은 "유한기 전 본부장이 생을 달리했을 때도 '어쨌든'이란 단서를 달았던 이 후보다"라며 "김문기 전 처장의 죽음 때는 애도보다는 '하위직원이라 몰랐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과 연관된 이들의 잇따른 죽음에도 어떠한 애도의 감정조차 느낄 수 없는 대통령 후보의 발언에서 '사람이 먼저다'라더니 이제는 그저 손절의 대상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집권여당에게서 섬뜩함이 먼저 보인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