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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현실로…영화 속 시계[정희경의 시계탐구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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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인터넷 망을 통한 방송 시청도 늘었습니다. 이제는 공중파 방송 외에도 넷플릭스, 왓차, 티빙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 최신 영화부터 옛날 영화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언제든, 어디서든 볼 수 있습니다. 새해를 여는 시계탐구는 영화 속 시계에 관한 문제로 시작합니다.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영화 속 스토리와 맞물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계들. 지금도 기억 속에 생생한 영화 속 시계 이야기를 전합니다.

1. 오토마통이 나온 영화는?

실존 인물이었던 프랑스인 마술자이자 영화 제작자 마리-조르주-장 멜리아스(Marie-Georges-Jean Melies)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1931년 기차역, 시계탑 안에 살고 있는 열두 살 소년 휴고가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고장난 기계식 인형 '오토마통'을 수리하면서 겪게 되는 일화입니다. 오래된 시계, 커다란 시계탑 등 시계 애호가라면 좋아할 소품들이 가득 등장합니다.

특히 로봇이라 부를 수 있는 오토마통은 기계식 동력과 부품으로 움직이는 정교한 장치로, 현재 제작하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오토마통으로 유명한 브랜드는 스와치그룹의 '자케 드로'(Jaquet Droz)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오토마통 탁상시계, 회중시계, 손목시계와 결합한 장치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 '패럿 리피터 회중시계'는 앵무새가 타종 시계에 맞춰 고개를 까딱거리고 날개도 움직입니다.


정답은 ①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휴고>입니다.

2. 이 영화는 무엇일까요?

미국 나사의 SFA(Space Flight Awareness)는 개척자상, 경영상, 비행안전상 등이 있습니다. 그 중 실버 스누피상(Silver snoopy award)은 찰스 M.슐츠의 연재 만화 '피너츠'에 등장한 강아지 스누피를 마스코트로 삼아 비행 안전과 임무 성공에 기여하는 우주인, 또는 관련 기관에 주는 상입니다. 아폴로 프로젝트에서 아폴로 1호와 함께 실패로 끝났지만 승무원 전원이 무사 생환한 우주선 이름을 딴 이 영화는 배우 톰 행크스, 케빈 베이컨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1970년 10월, 오메가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스피드마스터 크로노그래프 시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나사로부터 실버 스누피상을 받았습니다. 실제 이 영화 속에서 블랙 다이얼의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시계가 등장했고 오메가는 이 문워치 에디션과 별도로 2003년 9시 방향에 우주인이 된 스누피를 넣은 시계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는 실버 스누피상 수상 45주년, 2020년엔 50주년을 기념해 다시 스누피 에디션을 소개했는데 모두 판매가격보다 높은 프리미엄이 붙은 시계로 주목받았습니다.


정답은 ③'아폴로 13'입니다.

3. 이 시계는 무엇일까요?

해밀튼의 시계들은 1932년 영화 '상하이 익스프레스'를 시작으로 할리우드 영화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500회 이상 영화 속에 등장했습니다. 그 중 영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로 출연한 것이 바로 2014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입니다. 주인공 쿠퍼가 딸 머피에게 남긴 이 시계는 5차원 속에서 시간을 넘나들던 쿠퍼가 머피에게 초침으로 모스 부호 신호를 보내며 중력을 제어하고 인류를 구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정답은 ④해밀튼 카키 필드 머피 오토입니다. 이 시계는 영화 미술감독 나단 크로리와 협업을 제작한 5차원 공간을 표현한 박스에 담겨 판매했습니다. 국내에선 약 130만원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해밀턴은 2020년 영화 '매트릭스'의 후속작 '매트릭스:리저렉션'에서 영감을 받은 시계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영화에 출연한 시계들은 많습니다. 태그호이어 모나코는 리 H. 카친 감독의 1871년작 '르망'에서 자동차 경주자로 분한 배우 스티브 맥퀸이 착용해서 유명해진 시계입니다. 롤렉스 서브마리너는 로저 무어, 숀 코네리 주연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 본드 시계로 등장했었고, 전자 계산기가 있는 카시오 시계는 1987년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주인공 마티가 착용했습니다. 제각기 다른 이야기와 어울리는 시계들은 영화의 감동과 함께 기억되는 추억 속 시계로 남아있습니다.


정희경

<노블레스>, <마담휘가로> 등의 잡지에서 기자, 부편집장을 지냈고 타임포럼 대표를 거쳐 현재 매뉴얼세븐 대표를 맡고 있다.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등 여러 시계업체의 직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에서 2015년부터 고급시계재단(Fondation de la Haute Horlogerie) 아카데미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시계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스위스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 the Grand Prix d’Horlogerie de Geneve)에서 심사위원을 맡았다. 한경 CFO Insight에 연재하는 문제들은 곧 출간할 <시계지식탐구>에서 발췌했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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