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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 시한부 환자의 부탁…'돼지 심장' 이식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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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과 의사들이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말기 심장질환 환자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메릴랜드 의과대학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메릴랜드대는 성명에서 "이 수술은 지난 8일 실시됐으며 동물의 심장이 즉각적인 거부반응 없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언급했다.

동물 장기 이식 시 즉각적인 거부반응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혀왔다. 이번 수술에서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러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세포 내 당을 제거한 돼지 심장을 사용했다.

수술을 받은 시한부 심장질환자 데이비드 베넷(57)씨는 "죽거나 돼지 심장을 이식받거나 둘 중 하나다. 나는 살고 싶다"며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시도라는 걸 알지만 마지막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생명유지장치를 달고 지난 몇 달 동안 침대에 누워 지냈던 베넷씨는 수술 후 "나는 회복 후 침대에서 일어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8시간의 심장 이식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획기적인 수술이었고 우리에게 장기 부족 위기를 해결하는데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고 의미를 부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또 이 수술이 미래의 환자들에게 중요한 선택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 간 장이이식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4년에는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한 영아가 21일간 생존했으나 결국 거부반응으로 사망했다.

뉴욕대 연구팀을 이끈 로버트 몽고메리 박사는 "이번 수술은 진짜 획기적인 돌파구"라며 "나 자신이 심장 이식을 받은 유전성 심장질환 환자로서 이 소식에 전율을 느꼈고 가족과 다른 환자들에게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기증에 의존하는 이식용 장기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부족하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사람과 장기 크기가 비슷한 돼지 등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기 위한 연구에 수십 년간 도전 중이다.

미국 연방정부 장기기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 목록에는 11만여 명이 올라있지만 기증 장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매년 6천 명 이상이 장기 이식을 못 받고 사망하고 있다.

미국 장기이식 시스템을 감시하는 장기공유연합네트워크(UNO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은 4만1354명이며 이중 절반이 신장을 기증받았고 심장을 기증받은 사람은 3817명 뿐이었다.

유전자 돼지를 이용한 이식용 장기 생산 연구는 10여 년간 유전자 편집과 복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연구자들은 이 방법이 신장과 다른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50만명 이상의 미국인에게 이식용 장기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의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줄 것으로 기대했다.

UNOS 최고의학책임자(CMO)인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는 메릴랜드대의 장기이식에 대해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장기 부전을 치료하는 방법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수술은 이종 간 장기이식이 최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시험적인 첫걸음"이라며 "이 치료법은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여전히 많기에 많은 환자에게 널리 적용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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