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시장에서 대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평균 청약 경쟁률이 중소형의 두 배를 뛰어넘는다. 대형 물량이 적은 데다 청약가점이 아닌 추첨제 물량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6년 이후 대형 아파트가 청약 시장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대형 타입(전용 85㎡ 초과)의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65.17 대 1이었다. 평균 23.01 대 1을 기록한 중소형(전용 85㎡ 이하)보다 2.83배 높았다. 2000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격차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는 대형과 중소형 타입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 2016년 이후 소폭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 뒤 2018년(2.53배)과 2019년(2.33배) 두 배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대형 타입의 공급 비중이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1998년 이후 2015년까지 대형 타입은 연간 전체 공급 물량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6년(8.01%) 이후 2021년(11월 기준·9%)까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대형은 중소형에 비해 시세 차익이 크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중소형 타입의 지난해 평균 매매가는 전년 대비 8154만원 올랐지만, 같은 기간 대형 타입은 1억6106만원 올랐다. 다만 전용면적 3.3㎡당 평균 매매가 상승률로 따져봤을 때는 같은 기간 중소형(19.4%)이 대형(16.9%)을 앞섰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중소형 타입 아파트 위주로 공급되면서 대형 타입의 희소성이 높아져 청약 경쟁률이 역전된 것”이라며 “추첨제로 비교적 당첨 확률이 높다는 점도 대형의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달에도 대형 타입을 포함한 단지가 속속 공급된다. 한화건설은 이달 충북 청주에서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을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21개 동, 총 1849가구(전용 74~104㎡) 규모로 지어진다. 입주는 2025년 상반기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인천 송도에서 ‘송도 럭스 오션 SK뷰’를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49층, 총 1114가구(전용 84~143㎡) 규모로 모든 가구가 중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됐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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