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사진)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 컨퍼런스에서 "단순히 배를 만드는 회사(십 빌더·Ship Builder)를 넘어 미래 가치를 창출(퓨처 빌더·Future Builder)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CES 데뷔 무대를 가진 정 사장은 현대중공업 컨퍼런스 첫 발표자로 나서 "세계가 성장하는데 토대를 구축해 온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난 50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새로운 미래의 개척자'가 돼 더 지속가능하고 더 똑똑하며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전시회에서 미래 조선·해양과 에너지, 기계 등 3대 핵심사업을 이끌어 나갈 혁신기술로 △자율운항·항해시스템 개발 전문기업 아비커스의 자율운항기술 △액화수소 운반·추진시스템 기술 △지능형 로보틱스와 솔루션 기술을 소개했다.
우선 올 1분기까지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으로 대형 선박의 대양 횡단 항해를 마칠 예정. 또 아비커스의 자율운항기술로 해상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해상물류와 해양자원 개발의 모습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해양수소 밸류체인을 제시하며 해양수소 사업의 가능성을 높여줄 핵심기술로 그린수소 생산기술과 액화수소 운반선을 들었다. 이와 함께 2025년까지 100MW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플랜트를 구축하고, 세계 최초의 2만입방미터(㎥)급 수소운반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의 건설기계 계열사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건설현장의 무인화를 목표로 스마트건설 로봇과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2025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 현대로보틱스도 F&B, 방역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3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과 관련해 정 사장은 "대우조선과의 기업결합은 단순히 기업과 기업간의 인수·합병(M&A)이 아니라 우리나라 조선산업 전체 체질을 어떻게 하면 개선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원하든 원치 않든 조선산업은 이미 국가대항전의 양상으로 가고 있다"며 "일본, 중국에서도 (통합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내부 경쟁이 아니라 (해외로) 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심사가 진행 중인 부분이기 때문에 관련 당국에 우리 입장 충실히 소명하는 단계"라면서 "결과를 전망하는 답변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했다.
이번 CES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에 대해선 "2014년부터 몇 년간 조선업황이 침체를 겪으면서 회사의 기술혁신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며 "CES는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혁신이 펼치지는 장소이기 때문에 우리의 비전도 보여주면서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