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수입차 불문하고 전기차가 연초부터 중고차 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공급 차질로 신차 가격을 추월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6일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업체 케이카는 현재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중고차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1월 전기차 평균 시세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신차 출고 지연·보조금 축소 이슈 등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 대표 국산 전기차 신차는 최소 1년 기다려야 출고 가능한 형편이다.
국산차 중 가격이 상승한 상위 10위 차량은 모두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였다. 1위는 현대차 아이오닉5로 1월 시세는 4706만원, 전월 대비 11.7% 상승했다. 아이오닉5의 신차 가격은 4695만원부터 시작한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최소 700만원(국고보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다. 2위인 코나 일렉트릭의 시세는 10.7% 상승한 2906만원으로 형성됐다.
케이카에 따르면 아이오닉5를 포함한 기아 EV6, 현대차 포터2 등 인기 전기차 모델은 신차 가격 대비 500만원가량 높은 가격에 중고차 시세가 형성됐다.
수입 중고차도 친환경차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다. 가격 상승 차종 상위 10종 중 6개 차종이 친환경차다. 1~2위에는 테슬라 모델 3, 모델 X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모델 3는 전월 대비 11.9% 상승한 5856만원, 모델 X는 7.5% 오른 1억2722만원으로 1월 시세가 형성됐다.
전기차는 수요가 높아 판매까지 걸리는 기간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작년 9월 평균 38일 소요되던 전기차 판매는 10월에는 31일, 11월에는 16일로 대폭 줄어 빠른 회전을 보였다. 가솔린, 디젤,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이 평균 30일로 비슷한 판매 주기를 유지하는 것과 대조된다.
박상일 케이카 상품전략기획(PM) 팀장은 "친환경차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 더해 올해부터 전기차 구입 보조금이 축소되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 중고 친환경차 평균 시세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