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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급등…원화값·기술株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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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근접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전망이 퍼진 데다 시중 유동성을 흡수할 조짐이 포착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원80전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달러당 1196원9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2원90전 오른 1197원에 출발했다. 장중에는 1199원70전까지 치솟으며 1200원 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환율은 올 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거래 마지막 날인 12월 30일 1188원80전으로 마감한 환율은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1191원80전, 4일 1194원10전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Fed가 오는 3월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고금리를 좇는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덩달아 달러 가치도 뛰게 된다. 지난달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를 보면 18명 가운데 10명이 올해 세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Fed는 금리 인상과 함께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흡수할 조치도 검토 중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Fed가 대차대조표(자산)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지난해 12월 FOMC 회의 후 연 기자회견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문제와 관련해 올 1월에 열리는 정례회의 때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Fed는 양적완화로 매입한 국채의 만기가 돌아오면 이를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 축소로 가닥을 잡으면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를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게 된다. 이른바 ‘양적긴축’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Fed는 현재 8조7600억달러(약 1경406조8800억원) 규모의 미 국채·주택저당증권(MBS)을 보유 중이다.

금리 인상 전망에 미 국채 금리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17%포인트 오른 연 1.654%에 마감했다. 작년 11월 23일(연 1.676%) 후 가장 높았다.

Fed는 긴축 시점마다 과감하게 정책을 폈다.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2년 동안 금리를 연 1%에서 연 5.25%까지 끌어올렸다. 테이퍼링을 마무리한 2015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는 연 0.125%에서 연 2.375%로 높였다. Fed가 긴축정책을 속도감 있게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원·달러 환율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이날 Fed 3월 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굳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다”며 “하지만 당국의 개입을 경계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고 했다.

Fed의 긴축 우려는 국내 증시도 덮쳤다. 배당락일 이후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기관투자가의 움직임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18% 하락한 2953.97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2.14% 내린 1009.62에 거래를 마쳤다. Fed가 본격적인 양적긴축 시기와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가 1.33% 하락하자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메타버스, 정보기술(IT) 플랫폼 등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긴축이 처음 언급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커졌다”며 “이날 예정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고조됐다”고 설명했다.

수급 측면에선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가 악재였다. 배당을 노리고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약 5조원어치를 순매수한 기관투자가는 배당락일 이후 연일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기관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약 7조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에만 1조3429억원어치를 팔았다.

김익환/심성미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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