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포터'에서 헤르미온느 역을 맡아 유명해진 배우 엠마 왓슨이 SNS에 친팔레스타인 게시물을 올렸다가 이스라엘 주요 인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엠마 왓슨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팔레스타인의 시위 장면에 '연대는 동사다(Solidarity is a Verb)'라는 문구가 합성된 사진을 올렸다가 이스라엘 인사들로부터 "반유대주의"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엠마 왓슨이 올린 사진은 지난해 5월 이스라엘이 11일 동안 가자지구를 폭격했을 당시 '배드 액티비즘 컬렉티브'라는 단체가 올려 유명해진 것이다.
사진과 함께 엠마 왓슨은 '연대는 우리가 같은 감정이나 같은 삶, 같은 육체를 갖지 않더라도 공통의 기반에 산다는 것을 인식하고 헌신하며 행동하는 것'이라는 여성학자 사라 아메드의 글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120만명이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팔레스타인 활동가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댓글에는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지지하는 의미인 '#FreePalestine', '#PalestineWillBeFree' 등의 해시태그가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고위 인사들은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먼저 대니 다논 전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엠마 왓슨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반유대주의로 그리핀도르 10점 감점"이라고 적었다. 엠마 왓슨이 출연했던 영화 '해리포터'에서 나온 대사를 이용해 그를 비꼰 것이다.
현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인 길라드 에르단도 "소설이 '해리포터'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마법으로 여성을 억압하고 테러를 지원하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폐해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비영리단체 인디비지블 프로젝트 공동 이사 레아 그린버그는 이 같은 상황에 "기본적인 표현마저 가로막기 위해 반유대주의를 악의적으로 무기화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팔레스타인 언론인 겸 활동가 모하메드 엘 쿠르드 역시 엠마 왓슨의 게시물에 대해 "아주 단순한 진술일 뿐"이라고 생각을 밝히며 "유대주의자들은 어디에서나 광분한다. 정말 우습다"고 비꼬았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