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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새 명물 '베가스 루프', 테슬라 전기차로 지하터널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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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지하 주차장 같은 공간에 테슬라 전기차 10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기자가 올라탄 차량이 서서히 움직이더니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터널로 들어갔다. 루프 직원이 직접 운전하는 차량은 점점 속도를 내더니 시속 50㎞까지 빨라졌다. 터널 안의 조명은 수시로 바뀌었다. 자동차가 아닌, 놀이기구에 올라탄 느낌이었다. 약 2분간의 주행이 끝나자 1㎞ 떨어진 목적지가 나타났다. 걸어왔다면 15분은 걸렸을 거리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했다. 보링컴퍼니가 미래형 대중교통 시스템을 표방하며 설계한 ‘베가스 루프(loop)’다. CES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주요 장소를 지하터널로 연결하고, 그곳을 전기차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보링컴퍼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회사다.

루프는 지난해 6월 운행을 시작했다. 차량에 탑승해 있던 루프 직원이 직접 운전해 터널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자는 3일(현지시간) LVCC를 찾아 루프를 체험했다. LVCC 센트럴홀에서 지하로 15m가량 내려가니 루프 정류소가 나왔다. 루프는 사우스홀과 웨스트홀 정류장으로 향하는 양쪽으로 이어져 있었다.

전기차에 올라타니 차량은 터널로 미끄러지듯 빨려들어갔다. 전기차다 보니 가속을 해도 소음과 진동이 전혀 없었다. 터널 지름은 약 3.5m였고, 차량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의 폭이었다. 차량은 점점 속도를 내며 터널 내 제한속도에 맞춰 시속 35마일(약 56㎞)로 내달렸다. 차량 운전자는 “루프가 라스베이거스 전역에 깔리면 시속 240㎞로 주요 지점을 오가며 지하철을 대체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당초 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을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교통당국의 규제로 실현하지 못했다.

보링컴퍼니는 LVCC를 시작으로 라스베이거스 전역에 46㎞ 길이의 루프를 까는 공사를 하고 있다. LVCC와 가까운 정류장부터 세우고 2029년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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