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도 잘하는 오프라인 회사가 아니라 오프라인도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돼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 신년 화두로 ‘디지털’과 ‘온라인’을 내세웠다. 지난해 11월 3조5000억원을 투입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정 부회장은 올해를 ‘디지털 전환의 원년’으로 규정하며 “제2의 월마트도,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3일 그룹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급속도로 발달한 온라인 쇼핑과 라이브커머스, 메타버스는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반드시 일어날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우리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고, 이 시대의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온전한 디지털 전환(피보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고객의 변화를 이기는 사업은 없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신세계그룹도 디지털 공간에서 존재감을 더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정 부회장은 “디지털 원년을 위한 계획과 준비는 지난해 모두 끝났고, 올해는 실력을 있는 그대로 평가받는 진검승부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의 구체적 방향으로는 신세계그룹의 콘텐츠와 자산을 모두 연결하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제시했다.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이마트, 조선호텔 등을 결합하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신세계만의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오프라인 사업과 관련해서는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상품 경쟁력’과 ‘디지털 관점에서의 오프라인 역할 재정의’를 주문했다.
“고객은 불변의 진리”라고 정의한 정 부회장은 “고객을 머리로 이해하려 하지 말고 심장으로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의 고객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기존에 알고 있는 노하우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며 “감과 느낌이 아니라 데이터를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강조했다.
적극적인 외부 인재·문화 수혈도 예고했다. 외부 인재와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투자가 ‘디지털 컬처’ 확보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에서다. 정 부회장은 “한 번의 선언이나 행동으로 이뤄지는 기적의 순간은 없다”며 “실패 안에 배움이 있다면 얼마든지 실패해도 좋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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