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당분간 경기 회복이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 등 전반적인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탓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지난달 1일부터 열흘간 종업원 5인 이상 중소기업 580개를 조사한 결과 ‘경제가 당분간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이 64%로 집계됐다고 2일 발표했다. 이렇게 응답한 비중은 전년 같은 조사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제 회복 예상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게 중기연 측 분석이다.
내년 또는 내후년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는 중소기업은 31.2%였다. 올해 안으로 경제 위기가 회복될 것이란 응답은 4.8%에 그쳤다.
중소기업 78.6%는 ‘우리나라 경제가 위기’라고 응답했다. 이중 ‘매우 위기’는 16.5%, ‘다소 위기’는 62.1%였다. ‘위기가 아니다’라는 기업은 21.4%였다.
중소기업 61.9%는 올해 경영 환경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악화될 것이란 응답은 20.7%, 개선될 것이란 응답은 17.4%였다. 매출액의 경우 중소기업 46.4%는 올해와 작년이 비슷할 것으로 봤다. 32.4%는 감소할 것으로, 21.2%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중소기업 49.3%가 올해와 작년이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32.1%는 감소할 것으로, 18.6%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들은 올해 경영계획 수립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 ‘판매원가 상승(59.%)’을 꼽았다. 이어 ‘인력수급 곤란(35%)’, ‘채무부담 심화(23.4%)’, ‘정부지원 축소 가능성(17.4%)’ 등 순으로 응답 비중이 컸다.
향후 5년간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대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38.8%)’를 선택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우수 인력 확보 및 유지(36.6%)’, ‘기술혁신 및 생산성 향상(32.2%)’, ‘신시장진출 및 사업전환(24.0%)’ 등이 뒤를 이었다.
노민선 중기연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올해 중소기업 경영 활동은 위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 사이에서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이라며 “물가 급등과 금리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원가 상승과 대출상환 부담 정도를 세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