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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꺾은 태국 축구…승리 비결은 '억만장자 女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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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축구가 동남아시아 강자로 떠올랐다. 그 비결로 '억만장자 단장'이 꼽힌다.

태국은 1일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벌인다. 이 대회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4골 차 이상 지지 않으면 태국은 이 대회 6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태국은 준결승에서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을 물리쳤고, 결승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4대 0으로 대파한 바 있다.

싱가포르 신문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1일 '롤렉스 시계와 아이폰, 명품 가방 - 태국의 억만장자 단장이 선수들을 동기부여 하는 방법'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러한 승리의 비결로 '누안판 람삼' 단장(56)을 꼽았다.


태국 보험회사 무앙타이 생명 대표인 람삼 단장은 에르메스 등 외국 명품 관련 사업도 하는 비지니스 우먼이다. 중국계인 람삼 가문은 카시코른 은행을 창립한 태국 명문가로, 람삼은 부친 포티퐁과 함께 태국 정치계에서 활약한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람삼 가문이 태국 내에서 27번째 부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마담 팡'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람삼 단장의 '축구 사랑'은 유명하다. 람삼 단장이 여자축구 대표팀 단장을 맡았던 시기 태국은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했고, 2019년 월드컵에도 본선에 올랐다. 2015년에는 태국 프로축구 1부 리그 포르트FC를 인수해 2019년 FA컵 정상에 이끌기도 했다.

이번 스즈키컵에서는 우승하면 선수단에 상금 2000만 바트(약 7억원)를 주기로 했다. 선수단 동기부여를 위해 롤렉스 시계, 아이폰, 명품 가방 등을 선물하는 추첨도 한다. 람삼 단장은 태국 대표팀에 폴킹 감독을 영입하는 데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킹 감독은 싱가포르 매체와 인터뷰에서 "'파워 우먼'인 마담 팡 덕분에 외국팀들과 관계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영국 레스터시티나 일본 삿포로 팀 소속 선수를 이번 스즈키컵에 뛰게 하는데도 그의 역할이 컸다"고 고마워했다.

마담 팡은 "매 경기가 천국과 지옥이 종이 한 장 차이로 갈린다. 그래도 이곳에서의 승리가 태국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태국도 한국이나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처럼 월드컵 본선에 나가기를 원한다. 돈으로만 될 문제는 아니고 하려는 의지와 열정,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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