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가이자 서예가 조주영의 개인전 '생의 감각'이 1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 강호에서 개막한다. 서예, 한국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혼합한 작품 23점이 8일까지 선보인다.
작가의 이번 작품들에선 한지, 붓, 먹, 분채 등 한국화 재료를 사용해 다채롭고 시험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작품 '도토리'는 나뭇잎 그림 옆에 글씨를 써넣은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과정은 꽤 복잡하다. 옻을 먹인 누르스름한 한지 위에 젖은 한지를 꽈 만든 나뭇잎 형상들에 채색해 붙인 뒤, 여백에 붓글씨를 쓴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젖은 한지에 고대 한자 서체인 전서(篆書) 문양을 새긴 뒤 그 위에 붓글씨를 써 넣은 동그란 판을 붙여 완성한 것이다.
또한 '청산도'는 한지에 붓으로 꽃과 화병을 그린 채색화 위에 글을 쓰고 그 위에 옻칠한 종이를 찢어 붙인 작품이다. 모두 서예와 회화 그리고 조각의 요소가 융합됐다.
작가는 "동양적인 소재를 다루는 매체의 한계에 맞서 다양성을 추구하려고 노력했다"며 "창의성이란 패러다임을 넘어서 표현 불가의 내러티브로 창작의 외연을 확장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주영은 고양국제아트페어(2013년), 한국·프랑스 수교전(2016년), 서울아트쇼(2019년), 국제 현대예술협회전(2020년) 등을 통해 전각, 서예, 한국화 등을 발표해왔고 한국·프랑스 수교전 우수작가상(2016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2019년, 2021년) 등을 수상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