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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또 한 살, 나이드는 게 두렵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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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는 게 무서운 건 죽음이 다가오기 때문만은 아니다. 총기와 기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병에 걸려 궁핍한 삶을 살아야 할 수도 있어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즈음에 나이 듦에 대해 얘기하는 책이 여럿 나온 건 사람들의 이런 걱정을 반영하는 듯하다.

《인생 4막, 은퇴란 없다》(윤병철 지음, 가디언)는 인생 4막, 즉 80대부터의 삶을 준비하는 법을 알려준다. 한화생명 부사장으로 일하다 은퇴한 저자는 30대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81세 이후의 삶이 초라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런 사례를 주변에서 많이 봐서다. 노후의 삶과 관련한 부담은 본인뿐 아니라 자식에게도 전해진다. 저자는 80대 중후반 노부모를 모시면서 부모와 자식이 다 같이 지쳐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지적한다.

인생 4막을 잘 살기 위해선 건강, 학력, 인간관계, 돈, 일 등 여러 요소가 필요하다. 저자는 돈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는다. 이를 위해 인생의 5대 필수자금으로 일상생활비, 주택자금, 자녀 독립금, 노후자금, 긴급자금 등을 30대부터 모아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액티브 시니어다》(윤석윤 지음, 북바이북)는 ‘시니어 강사’로 노년에도 왕성하게 일하는 저자가 쓴 에세이다. 수산회사 무역회사 엔지니어링회사 마케팅회사 교육회사 등을 다녔던 저자는 10여 년 전 50대 중반에 독서와 독서 토론, 글쓰기를 배워 시니어 강사가 됐다.

책은 나이가 들었다고 몸을 사려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에 대한 호기심,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마음만 있다면 노년에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늙었다는 게 무엇일까. 몸의 기준에 따르면 나이가 많으면 노인이다. 그러나 마음의 기준으로 보면 달라진다. 애늙은이도 있지만 나이 든 청춘도 있지 않은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로저 로젠블랫 지음, 나무생각)은 2000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이번 한국판은 2002년 초판을 개정해 새로 출간했다. 저자는 미국 타임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글을 썼던 칼럼니스트. 그는 “시기의 빠르고 늦음은 문제가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고, 나이가 들었다고 이제는 안 된다고 한탄하지 말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해보는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한다. “출발점에 서지 않는 이상 당신은 누구보다 빠르게 쇠락할 것이고, 용기 있게 그 출발점에서 발을 앞으로 내디딘다면 완벽한 인생이 당신 것이 될 것이다.”

그의 조언은 때로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냉정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쌓여가는 삶의 여유와 지혜를 보여준다. “서른이 넘었으면 자기 인생을 부모 탓으로 돌리지 말라”거나 “외로움보다는 싸움이 낫다” 등 젊은이들도 알아두면 좋을 인생의 통찰을 전해준다.

《지속가능한 나이듦》(정희원 지음, 두리반)은 노년에 맞닥뜨릴 수 있는 질병에 대해 얘기한다. 우리나라 63세 이상 인구 중 73%는 둘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평균적으로 4.1개의 약을 복용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인 저자는 젊었을 때는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장년기에는 질병의 관리, 노년기에는 독립적인 삶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주치의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국내에선 환자가 곧바로 전문의와 만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해왔다. 장점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 여러 병을 갖게 된 사람은 그만큼 각각 다른 의사들을 만나야 하는 단점이 있다. 특히 이들 의사가 각기 다른 병원에서 일한다면 환자의 전체적인 질병과 처방 상황을 알기 어렵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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