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정통성'을 앞세운 레저용 차량(RV)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내년 쉐보레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타호, GMC(GM 산하 픽업트럭·RV 전문 브랜드) 픽업트럭 시에라 등 대형급 수입 RV를 국내 도입한다. 타호는 미국 경찰·FBI가 사용하는 차량이다. 국내 출시는 내년 1분기로 예정됐다. 시에라는 타호 이후 출시된다. 두 차량의 사전계약은 전기차 볼트 EV·EUV와 같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대형급 RV 중심의 신차 도입 결정에는 쉐보레 대표 픽업트럭 콜로라도, 쉐보레 대형 SUV 트래버스의 잇따른 흥행이 배경으로 자리했다. "쉐보레를 RV 전문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강조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카젬 사장은 "쉐보레 포트폴리오의 60%를 SUV로 채울 것"이라면서 RV 전문 브랜드로 거듭날 방침을 밝한 바 있다. 타호 출시로 국내 쉐보레 SUV 라인업은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이쿼녹스-콜로라도-트래버스-타호' 6종으로 한층 탄탄해진다. 판매가 잠정 중단된 중형 SUV 이쿼녹스의 판매 재개 시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출시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콜로라도는 올해 들어 총 3631대 팔리며 수입차 전체 순위 9위에 올랐다. 톱10한 차량 중 독일차가 아닌 모델은 쉐보레 콜로라도가 유일했다. 작년에는 연간 5215대 팔려 7위를 기록했다.
콜로라도는 지난 9월 758대 판매로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등 수입차 시장 전통 강자를 제치고 수입차 부문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수입차 역사상 픽업트럭이 1위를 달성한 것은 콜로라도가 처음. 트래버스도 올해 1~11월 국내에서 누적 3194대 팔리며 수입차 전체 1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103대 판매로 9위를 차지했다.
픽업트럭이나 초대형 SUV는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가 공들이지 않는 분야다. 특히 픽업트럭은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칸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한국GM은 이 같은 '틈새 시장'에 정통 RV로 승부수를 던졌다. 큰 차체와 다목적성이 국내 차박(차량+숙박) 유행과 잘 맞아떨어져 판매 상승세를 이끌었다.
트레버스의 전장은 5200mm로 5m를 웃돈다. 경쟁 모델인 포드 익스플로러와 비교해도 15cm나 더 길다. 콜로라도 역시 5395mm의 긴 전장을 갖췄다. 휠베이스(축간거리)는 동급 최대인 3258mm다. 화물 적재 공간 용량도 1170L로 넉넉한 실내 공간 못지않은 공간성을 확보했다.
이 밖에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트레일러를 연결할 수 있는 히치와 트레일링 전용 각종 안전장비가 적용돼 외부로 공간 확장이 가능하다. "캠핑에 최적화된 RV 모델"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국내에는 생소한 첨단 트레일링 기술이 적용돼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카라반·트레일러 견인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