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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이준석, 철딱서니 없어" vs 李 측 "이러니 틀딱 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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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중진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선거대책위원회 사퇴 이후 당에 쓴소리를 뱉고 있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 "철딱서니 없고 오만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한 가운데,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은 "이러니 '틀딱 꼰대' 소리 듣는 것"이라고 김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틀딱'은 틀니를 딱딱거린다'라는 말로 나이를 빌미 삼아 젊은 사람들을 훈계하거나 공공장소에서 예절을 어기는 노년층을 비하하는 말이다. 국민의힘 갈등이 소위 '막말전'으로까지 번지면서 내홍이 절정에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 의원은 27일 성명을 내고 "참다 참다 한마디 한다. 당대표라는 자리는 패널이나 평론가처럼 행동하는 자리가 아니라 무한한 책임이 따르는 자리"라며 "당대표는 당내의 다양한 이견과 불협화음을 하나로 묶고 정권교체라는 목적을 향해 당을 잘 이끌고 가야 할 막중한 책무가 부여된 자리"라고 했다. 선대위 사퇴 이후 이 대표가 각종 매체를 통해 윤석열 대선후보와 선대위를 비판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김 의원은 "그런 당대표가 끊임없이 당내 분란을 야기하고 여당을 향해서는 부드러운 능수버들처럼 대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며 "철딱서니 없고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냐"고 지적했다.

그는 "선대위 출범 전 가출, 공보단장과 이견에 불쾌하다고 선대위원장직을 던져버리는 무책임, 선대위원장을 내던진 후 몇 시간도 안 돼 당을 폄훼하고 후보를 디스(disrespect)하는 데 몰두하는 가벼움을 어떻게 봐야 하냐"며 "당대표가 철없고 무책임한 행동을 하며 당원들과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에 재를 뿌리는 행동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냐"고 했다.

이어 "인생 선배로서 정치 선배로서 오래 살다 보니 탁해지고 부족하지만 감히 충언을 드리자면 작금의 상황은 그리 한가하지 않다"며 "이 대표는 비단주머니 운운하며 제갈량 노릇 그만하고 자기만이 세상의 중심이고 가장 옳다는 오만에서 빨리 벗어나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몽니 부릴 시간이 있으면 젊은 대표로서 말로만 2030세대 운운하지 말고 그들의 고민을 담은 미래 비전과 해법을 내놓으라"며 "방송에 나가 평론가 노릇 할 시간이 있으면 당대표로서 국민들의 열망과 시대적 소명을 담은 정책 하나라도, 슬로건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젊은 당대표에게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것이고 이 대표의 소명"이라며 "제발 가벼운 언행을 버리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태흠 의원님 왜 이러냐. 이러니 틀딱 꼰대란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아무리 그래도 말씀은 가려서 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했다. 김 실장이 언급한 '틀딱'은 자신의 나이를 빌미 삼아 예절을 어기는 일부 노인층을 비하하는 신조어다.

김 실장은 "6·11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당대표를 선출한 당원들과 국민들을 모욕하지 말라"며 "0선 젊은 대표라고 '철딱서니' 등 발언은 도저히 듣고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망발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며 "대선에 이기는 걸 반대하는 사람이 누가 있냐"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윤 후보도 이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비상 상황이고 가장 중요한 시기에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를 사실상 지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는 이날 '이 대표를 향해 작심 발언을 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 역시 즉각 반응했다. 그는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게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받을 정도면 언로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평론은 평가에 그치지만 제언은 대안을 담고 있다"고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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