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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2030이 대선판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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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은 선거철이다. 대선을 소재로 한 영화까지 나오니 말이다. 설경구(김운범 역), 이선균(서창대 역) 주연의 ‘킹메이커’가 다음달 개봉한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선거판의 여우’로 불린 엄창록이란 두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얘기다.

이번 대선에선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도가 킹메이커로 꼽힌다. 이들이 속한 양 선대위 모두 ‘스윙보터’ 2030 공략을 선거전략의 최우선에 둔 듯하다. 여야 후보는 모두 청년 표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청년부 신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30대 장관’을 내세웠다. 연간 200만원 ‘청년 기본소득’(이 후보), 저소득층에 월 50만원씩 최장 8개월간 ‘청년도약보장금’(윤 후보) 지원도 약속했다. 선대위 청년 영입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다.
점점 늘어가는 20대 부동층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진 이들의 전략이 잘 먹혀들지 않는 듯하다. 대선을 두 달 남짓 앞둔 시점에 ‘지지후보가 없다’(23일 갤럽 발표)는 20대 응답률은 36.8%(무응답 포함)에 달했다. 여야 후보 확정 직후보다 13.9%포인트 늘었다. 30대도 20.2%나 된다. 20대 10명 가운데 8명 가까이는 ‘현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이 후보 아들의 도박·성매매 의혹,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 등으로 인한 정치 혐오 탓이다.

두 후보는 대학에 가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서울대에서 “경제는 과학이 아니라 정치”라고 했다. “가난한 사람이 이자를 많이 내고 부자는 원하는 만큼 저리로 장기간 빌릴 수 있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제는 엄연히 사회과학이고, 신용도에 따른 이자율 차이는 당연한 시장의 원리다. 여기에 공정이란 잣대를 들이대며 불공정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윤 후보는 22일 전북대 간담회에서 “극빈의 생활을 하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고 해 극빈층 비하 논란을 불러왔다. 구인·구직 앱이 이미 넘쳐나는데 “앱으로 구직하는 때가 온다”는 말도 했다. “인공지능(AI) ‘미래 앱’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과거 “집이 없어 청약통장을 못 만들었다”는 발언도 있던 터라 현실 인식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잘난 척·무배려의 두 꼰대"
2030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는 요즘 역대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가 한창이다. 게시판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작작 해먹지”라면서도 부동산 시장 안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공과를 인정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도 종종 공유된다. “민주주의는 대화의 정치다. (중략) 내 주장만 한다는 것은 하나의 비극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여야 유력 후보들에 대한 실망이 전직 대통령의 소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대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 후보는 왜 비호감이냐’고 물었다. “말 잘하는 건 인정. 하지만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설득하려 든다” “그렇게 퍼주면 훗날 그 짐은 우리 몫인데… 선심 쓰듯 한다”고 했다. 윤 후보에 대해서도 똑같이 질문했다. ‘쩍벌’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했다. “쩍벌은 대놓고 꼰대란 얘기다” “배려심 ‘제로’. 언제 지하철을 탔을지 궁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2030 지지를 얻는 게 최대 과제다. 두 후보 중 누가 먼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변하느냐에 달렸다. ‘킹메이커’ 주인공이자 당대의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스크린 밖으로 나오면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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