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장악한 글로벌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중국 제조업체들의 도전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잇따라 폴더블폰 신제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의 새로운 폼팩터(특정 기기형태)로 폴더블폰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내년 본격 펼쳐질 폴더블폰 시장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인 중국 업체는 오포와 화웨이 등입니다. 오포는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 시리즈와 유사한 디자인을 갖춘 자사 첫 폴더블폰 '파인드N'을, 화웨이는 갤럭시Z플립 시리즈와 닮은 'P50 포켓'을 선보였습니다.
파인드N은 제품을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이 채택됐습니다. 전체적인 크기와 카메라 배열 등 대체적인 디자인도 갤럭시Z폴드3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파인드N은 외부 디스플레이가 5.49인치, 완전히 펼쳤을 때는 7.1인치인데요, 갤럭시Z폴드3는 각각 6.2인치, 7.6인치입니다.
P50 포켓은 조개껍데기 모양의 '클램셸' 디자인입니다. 펼쳤을 땐 6.5인치 디스플레이로, 화면비는 21대 9입니다. 외부 커버엔 두 개의 큰 원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습니다. 하나는 카메란데요, 4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와 3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가 장착됐습니다. 다른 하나는 알림 등 간단한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스크린 링'입니다.
중국 제조사들의 폴더블폰 공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샤오미와 모토로라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폴더블폰을 내놓은 중국 업체들인데요, 이들은 내년 초에 또다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작년 화웨이로부터 분사한 아너는 최근 공식 SNS에 '매직V'라는 제품명을 공개하고 자사 첫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폴더블폰 시장에 참전하는 제조사들이 늘어나면서, 업계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폴더블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간 폴더블폰 시장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독주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부터 85%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폴더블폰의 향후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소식을 주로 전하는 미국 IT매체 '샘모바일'은 최근 기사를 통해 "중국 제조사들이 2년 안에 폴더블폰의 선두 업체인 삼성전자와 점유율이 비슷해지거나 추월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해당 매체 주장의 근거는 중국 제조사들이 폴더블폰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한다면 점차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되고, 기술력 역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포와 화웨이는 이번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주름' '내구성' 등을 언급하며 경쟁사인 삼성전자 제품보다 자사의 제품이 뛰어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연이은 중국 제조사들의 폴더블폰 출시가 지속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다소 줄어들겠으나 제품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타 제조사 폴더블폰 출시가 늘어날수록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있는 삼성전자가 그 수혜를 얻어갈 것이란 분석입니다. 경쟁사의 폴더블폰 출시는 오히려 삼성전자의 독점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얘깁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내년 전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1690만대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이 중 삼성전자의 예상 점유율은 74%입니다. 올해 전체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890만대였는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5%로 분석됐습니다. 내년 삼성전자의 점유율 자체는 줄겠지만, 전체 판매량은 오히려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측입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