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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게 매력…'할아버지 털신'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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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신과 양털부츠 등 겨울 방한화가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2000년대 인기를 끈 양털부츠 브랜드 ‘어그’의 매출이 올해 전년 대비 65%나 뛰고 방한화 ‘털크록스’는 대부분 상품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다. 지난달 6만7000원에 판매한 털크록스는 최근 물량 부족으로 트렌비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10만원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크록스와 어그부츠 등 ‘어글리슈즈(못 생긴 신발)’가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 앞 가까운 곳을 간편하게 갈 수 있는 ‘원마일웨어(one-mile-wear)’로 주목받으며 작년과 올해 매출이 급성장했다.

23일 신발 편집숍인 ABC마트 관계자는 “ABC마트 자체 집계에서 크록스 판매량이 이달 들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크록스의 주요 시장은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하는 미국이지만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도 최근 20%대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크록스 매출은 지난 3분기 작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는 등 올 들어 매출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전년 대비 7.2% 늘어난 1031억원의 매출을 올린 크록스코리아의 올해 실적도 전년 증가율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여름용 신발인 ‘클로그’를 내놔 명성을 얻은 크록스는 최근 신발 안과 겉부분에 방한용 털을 붙여 겨울용 ‘털신’을 내놓으면서 겨울 신발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털크록스의 외관은 1980년대 ‘할아버지 털신’으로 불리는 추억의 고무털신과 비슷할 정도로 촌스럽지만 내놓는 즉시 품절 사태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영향력도 막강하다. Z세대의 인기 SNS인 ‘틱톡’에서 크록스 관련 동영상 조회 수는 15억 회에 달한다.

f&f의 브랜드 MLB에서는 클로그와 비슷한 디자인의 ‘EVA 샌들’을 출시하기도 했다. 크록스의 대표 제품 클로그는 남녀 구분이 없어 생산이 간편하고 재질이 가벼워 일반 신발보다 물류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크록스가 올해 ‘메가 트렌드’로 변할 조짐이 보여 관련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양털부츠 브랜드 ‘어그’도 최근 다시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그부츠는 2004년 방영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배우 임수정이 신어 패션업계를 강타한 ‘히트 상품’이 된 뒤 소비자들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1월부터 지난 22일까지 약 1년간 어그의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라고 밝혔다.

패션업계에서는 크록스와 어그 등 어글리슈즈가 편안함을 강조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록스는 고무 소재가 가벼운 데다 밑창이 넓고 푹신해 착화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슬리퍼처럼 신고 벗기 간편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의료진이 애용하는 상품으로 소개됐다.

어그는 부츠의 기장을 발목 정도로 짧게 변경해 편안함을 강조했다. 기장이 짧아지면서 레깅스나 트레이닝복을 입고 잠시 집 앞을 외출할 때 간편하게 신을 수 있다. 신발업계 관계자는 “어글리슈즈의 인기에는 발에 맞지 않는 구두보다 편안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Z세대의 특징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체는 겨울 신발 매출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한화를 내놓고 있다. 노스페이스와 K2 등 아웃도어업체는 겨울철 ‘패딩’을 연상시키는 ‘패딩부츠’를 내놓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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