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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 '역발상 ESG'…BYC 경영참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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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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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년 전통의 속옷업체 BYC 주가가 23일 가격제한폭(29.9%)까지 치솟았다. ‘신개념 행동주의’를 표방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하고 주주활동을 예고하면서다. BYC는 그동안 특수관계인의 내부거래, 오너 일가의 폐쇄적 경영 등으로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었다. 보유 부동산 가치가 1조원이 넘지만 1983년 이후 자산 재평가를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아 기업가치가 장기간 저평가 상태에 머물렀다.
    트러스톤 지분 8.13% 신고

    이날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 지분을 기존 7.82%에서 8.13%로 늘리고 투자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트러스톤은 주주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러스톤은 “지난 1년간 경영진과 비공식 대화를 통해 문제 개선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이 성실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며 “금명간 주주서한을 보내 기업가치 개선안을 정식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러스톤은 지난 1월 황성택 사장 주도로 ‘ESG레벨업펀드’를 내놨다. 보통의 ESG 펀드는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에 투자한다. 트러스톤은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에 투자한 뒤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냄으로써 수익을 추구하는 ‘역발상 전략’을 구사한다. BYC 지분은 연초부터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번 공시변경을 통해 트러스톤은 주주명부·이사회 의사록·회계장부 열람을 청구하고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이사 해임 요구, 주주제안권 행사 등 더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회사의 위법·부당행위와 관련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회사 가치가 장기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장기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참여’ 소식에 상한가
    이날 BYC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그동안 기업가치가 얼마나 눌려 있었는지 보여준다는 평가다. 업계와 소액주주들은 BYC의 부동산 가치가 최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1983년 이후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지 않아 사업 보고서상 가치가 4814억원(3분기 말 기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3년간 2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정도로 우량하지만 경영진의 각종 문제가 불거지며 시가총액이 2000억원대에 갇혀 있다.

    이 때문에 트러스톤뿐 아니라 소액주주들도 주주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분 3.96%를 보유한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배당금 증액, 액면분할 등을 요구했다. ‘압구정 슈퍼개미’로 불리는 조문원 씨도 지분 5.87%를 매입하며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재무제표 등 공개 자료를 검토한 결과 △내부거래에 따른 사익편취 의혹 △대주주 일가의 폐쇄적인 경영 △부동산 가치 저평가 △하도급법 위반으로 인한 회사 이미지 추락 등이 저평가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트러스톤에 따르면 BYC 창업주 손녀인 한지원 씨는 100% 지분을 보유한 제원기업을 통해 BYC 부동산 관리 및 용역으로만 작년에 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주주 지분 63% 육박
    트러스톤은 주주명부, 회계장부 열람 등을 통해 회사 측을 압박할 계획이다. 대주주와의 표대결에서 이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62.8%에 달하기 때문이다. 트러스톤은 회사 측이 주주들의 요구를 수용해 ‘강 대 강’ 대치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러스톤이 소액주주연대, 슈퍼개미 조문원 씨와 공동으로 주주활동을 펼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주주 간 의사가 맞으면 연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트러스톤이 경영 참여까지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과거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인 적이 많다. 2013년 만도가 부실 계열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려고 하자 소송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BYC로서는 이미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BYC는 오마이걸 인기 멤버 아린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적극적 홍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려고 노력해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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