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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 머크 이어 AZ와 면역항암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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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비상장 바이오벤처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와 글로벌 공동 임상에 나선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미국 머크(MSD)와도 글로벌 임상을 함께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가 한 가지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개발에 글로벌 제약사를 두 곳이나 끌어들인 것은 메드팩토에 이어 두 번째다. MSD는 글로벌 5위, 아스트라제네카는 11위 제약사다.
MSD 이어 AZ와도 공동 임상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면역항암제 공동 임상 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소세포성 폐암,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담도암, 유방암 환자에게 투여하는 화학항암제에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1’,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를 함께 투여하는 임상이다.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서로 다른 두 개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 경우는 많지만 세 개 약물을 투여하는 이른바 ‘삼제 병용요법’ 임상 시도는 국내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삼제 병용요법은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는 임상 기법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한국 미국 호주 3개국에 있는 20여 개 병원에서 임상 1·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 설계는 양사가 공동으로 하고, 임상에 필요한 임핀지는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무상 제공한다. 임핀지는 3주에 한 차례 투여하는 면역항암제로, 한 해 약값만 1억원에 육박한다. 업계에서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아스트라제네카와의 글로벌 공동 임상을 통해 절약하는 비용이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글로벌 공동 임상 파트너로 맞은 것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처음이 아니다. 2018년부터 MSD의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GI-101 병용 임상 1·2상을 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방광암 신장암 등 4개 고형암에 대해 한국과 미국에서 약 400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글로벌 임상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키트루다 역시 MSD가 무상 제공한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항암제 개발에 전문성이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임상 설계를 공동으로 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임상이 될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효과 큰 적응증부터 기술수출”
지아이이노베이션에 앞서 메드팩토(MSD, 아스트라제네카)와 네오이뮨텍(MSD, BMS, 로슈) 정도가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임상을 하고 있지만 업계는 지아이이노베이션 임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선 임상 설계가 독특하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키트루다와는 7개(1·2차 치료용 포함), 임핀지와는 4개 등 총 11개 임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임상 자체도 중간 분석 결과에 따라 ‘약발’이 좋은 암종의 환자를 더 모집하는 독특한 방식(적응형·바스켓형)으로 한다. 윤나리 지아이이노베이션 임상부문장은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효과가 좋은 암종부터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회사는 이미 ‘곳간’을 두둑이 채워놨다. 지난 6월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로 1603억원의 뭉터기 자금을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액 2580억원 중 9월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400억원가량남았다. 회사 관계자는 “파이프라인 임상 단계를 최대한 진척시켜 가급적 높은 가치에 기술이전을 시도하겠다”고 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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