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대구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형집행정지를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공략을 통해 최근 정체 기미를 보이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안 후보는 이날 대구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분열로 치닫는 대선판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국민 통합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안 후보는 “두 분(이명박·박근혜)은 고령과 건강상 형집행정지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면은 다음 대통령의 결단과 국민적 공감대에 따라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형집행정지는 ‘건강 악화 등의 사유로 인도적 차원에서 형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판단될 때’ 검사의 권한으로 집행할 수 있는 제도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과 비교하면 사유가 제한돼 있고, 해당 사유가 사라지면 재수감될 수 있다.
안 후보는 나흘 전에도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12·12 군사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두 전직 대통령(전두환·노태우)도 감옥에서 보낸 시간이 2년을 넘지 않았다”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요청했다.
4년9개월째 구속 상태인 박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가 악화되면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은 11월 22일부터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라며 “원래 병원 측 의료진 소견에 따라 약 1개월간 입원 치료할 예정이었으나 6주 이상이 더 필요하다는 정형외과, 치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의 의견에 따라 입원 치료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안 후보의 형집행정지 요구 발언은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논란 등으로 TK에서 민심이 이반할 조짐을 보이자 보수층 지지표를 흡수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9년 박 전 대통령이 요청한 형집행정지 신청을 불허한 전례도 있다. 전날부터 시작한 안 후보의 TK 행보는 22일까지 나흘 동안 이어진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