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1일 08: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와 스트롱벤처스가 K팝 기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스탠월드'에 투자했다.
20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스탠월드는 KB인베스트먼트와 스트롱벤처스로부터 300만달러(약 35억원) 규모 시리즈A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투자 후 기준(post-value) 2300만달러(약 270억원)로 매겨졌다. 실리콘밸리 기반 VC인 스트롱벤처스는 지난해 시드(초기) 라운드 이후 후속 투자를 집행했다. 그 사이 기업가치는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문을 연 스탠월드는 세계 K팝 팬들이 모여 팬덤활동을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사명은 K팝 열성 팬을 뜻하는 서구식 표현인 '스탠(stan)'을 따 만들었다. 본사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두고 있다.
스탠월드는 이용자가 선호하는 K팝 가수를 선택한 뒤 스스로를 닮은 가상 아바타를 만들어 소통하는 방식의 플랫폼을 갖고 있다. 채팅 등 팬덤 활동을 통해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고, 얻은 포인트를 스타를 위한 프로모션 보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보상을 통해서는 지하철역, 시내버스, 유튜브 등에서 스타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회사는 플랫폼 자체는 무료로 유지하고 부가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프리미엄(Free+premium)' 전략을 주요 사업모델로 삼았다. 월 정기구독 서비스를 결제하면 독특한 아바타나 채팅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는 식이다. 지난 4월 앱을 출시한 뒤 일간 이용자 수(DAU)는 1100여 명 수준이다.
회사는 메타버스 열풍과 더불어 세계적인 K팝의 인기가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VC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시장은 3년 안에 8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플랫폼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메타버스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스페이셜'의 300억원 규모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지난 10월에는 일본계 사무 메타버스 플랫폼 오비스의 18억엔(약 190억원) 규모 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밖에 8월에는 국내 메타버스 스타트업 '닫닫닫'에 투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