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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그린 올리면 아들이 홀에 쏙…우즈父子 '11연속 버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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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가 화려하게 귀환했다. 타이거 우즈(46·미국)가 복귀전에서 아들 찰리와 준우승을 합작했다. 우즈 부자(父子)는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턴GC(파72)에서 열린 PNC 챔피언십 최종 2라운드에서 15언더파를 합작했다. 합계 25언더파 119타를 친 우즈 부자는 존 댈리 부자에게 2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총상금 108만5000달러(약 12억9200만원) 중 준우승 팀에 걸려 있던 8만달러(약 9500만원)를 가져갔다.

10개월 전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뼈가 산산조각 난 우즈는 “길게 보고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승부가 펼쳐지자 그의 ‘승부사 DNA’가 살아났다. 자신의 시그니처 의상인 붉은 셔츠에 검정 바지를 맞춰 입고 나온 찰리와 첫 3개 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포함해 4타를 줄였다. 7번홀(파4)부턴 무려 11개 홀 연속으로 버디를 잡았다.

아들 찰리가 걱정할 정도로 우즈는 매 샷 혼신의 힘을 다했다. 우즈는 “찰리가 경기 도중 ‘그런 샷은 하지 말아라. (어떤 고통이 올지) 알지 않느냐’고 두 번이나 말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찰리에게 ‘네 경기나 신경 써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아버지의 투혼에 찰리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호랑이 아버지에 호랑이 자식이었다. 11개 홀 연속 버디를 잡을 때 우즈가 공을 그린 위에 올리면 대부분 찰리가 홀 안으로 밀어넣었다. 둘이 친 공 중 더 좋은 지점의 공을 골라 경기하는 스크램블 방식인 것을 고려해도 엄청난 ‘버디 행진’이었다. 11개 홀 연속 버디는 이 대회 신기록이다.

17번홀(파3)에선 찰리 혼자 힘으로 버디를 낚아챘다. 연못을 바로 넘기는 과감한 샷으로 홀 옆 약 2m 지점에 공을 세웠다. 이를 직접 넣으면서 한때 공동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다. 우즈는 “우리 가족이 승부욕이 좀 강하다”며 미소 지었다.

우즈는 “이번주 두 가지 목표를 세우고 나왔다”며 “즐기는 것, 보기를 하지 말자는 것이었는데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뤘다”고 했다. 1년 만에 훌쩍 성장한 아들 찰리의 골프 실력에 대해서도 “찰리는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샷을 했고 퍼트도 잘했다”며 “작년처럼 아들과 함께하고 싶었고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재활하며 고통을 견딜 만큼) 가치가 있었다”고 했다.

한때 다리를 절단할 뻔했다고 털어놓은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는 평가다. 150야드 안팎 아이언 샷 및 쇼트게임 감각은 여전했고, 일부 샷이지만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때리기도 했다. 우즈는 “두 다리가 멀쩡하고 걸을 수 있다”며 “사실 몇 주 전만 해도 필드에 나설 수 있을지 몰랐다. (복귀를) 해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투어 복귀에 대해선 여전히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주최 측 배려로 카트를 타고 이동했다. 그러나 경기 도중 여전히 찡그리는 표정을 짓는 등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우즈는 “많이 피곤하다. 익숙하지 않다”며 “다친 이후에 겨우 4~5번 라운드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우즈는 또 “(투어에 정상적으로) 복귀하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이지 카트를 타고 투어에서 경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저스틴 토머스 부자(父子)는 24언더파 120타 공동 3위에 올랐다. 유일한 여자 출전 선수인 넬리 코다(23·미국)는 테니스 선수 출신 아버지 페트르와 함께 17언더파 127타를 합작해 12위로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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