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쿠데타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민주진영이 테더(USDT)를 공식 통화로 채택했다. 테더는 미국 달러화에 가격을 연동해 변동성을 줄인 스테이블 코인의 일종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바이낸스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4위 암호화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얀마의 반군부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지난 12일 기존 법정화폐 짯(Kyat) 대신 테더를 공식 통화로 쓰겠다고 발표했다. 틴툰나잉 NUG 기획재정투자부 장관은 “지급 시스템을 쉽고 빠르게 하기 위해 테더의 미얀마 내 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NUG의 테더 도입을 반군부 투쟁자금 마련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했다. 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암호화폐를 이용하면 자금 흐름 추적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다. NUG는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 조달을 목표로 지난달부터 채권을 직접 발행하기 시작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NUG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이런 집단에 돈을 대는 행위는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더재단은 16일 NUG의 조치를 환영하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암호화폐가 민주화운동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활용된 사례는 러시아에서도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저격수’로 유명한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는 전체 후원금의 10% 이상을 비트코인으로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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