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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배 빠르고, 영하 40도서 작동…삼성 "고사양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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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6일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 공급을 밝히면서 공개한 ‘제품 스펙’은 전기차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제품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초 450억달러(약 53조2000억원) 규모였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매년 9% 이상씩 성장해 2026년에는 740억달러(약 87조5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올해 1325억 개에서 연평균 8%씩 증가해 2027년엔 2083억 개에 달할 것으로 IHS마킷은 예측했다.

이는 자율주행, 파워트레인 전동화, 전장부품 확대 등으로 자동차가 ‘움직이는 종합 정보기술(IT)기기’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확산 속도에 따른 인포테인먼트·자율주행 시스템 진화에 맞춰 속도와 내구성을 겸비한 새로운 메모리 시장이 급부상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가 내놓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그래픽 D램은 기존 제품보다 속도가 일곱 배나 빠르다. 이뿐만 아니라 영하 40도라는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제작됐다.

게다가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운전자가 운전 외에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게임 △음악 감상 △동영상 스트리밍 등을 즐기기 위해선 이것을 담을 메모리 반도체를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내연기관 차량은 200~300개 반도체만 있으면 되지만 레벨3 이상 자율주행차의 경우 2000~30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한 이유다.

반도체 교체 주기가 7~8년에서 3~4년으로 단축된 것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키우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및 자율주행 시스템의 발전 속도가 빨라진 영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자율주행차가 반도체 업그레이드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의 전장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더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차량용 반도체로 쓰이던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은 삼성전자가 생산량을 늘리기엔 수익성이 높지 않다. 반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들어갈 고사양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최첨단 생산라인을 활용해볼 만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달엔 폭스바겐 전기차에 탑재되고 있는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테슬라도 삼성전자에 자율주행칩 제조를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 선보인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4AC’도 카메라 모듈 업체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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