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전두환 발언이나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발언 등 '우클릭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후보가 내부 의견 수렴 없이 높은 수위로 발언하는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이 싹트는 모습이다.
이상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은 1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후보의 전두환 공과 발언을 두고 "국민의 일반적인 가치 기준, 보편적 인식과 너무 동떨어져 있고 오히려 그에 반하는 것"이라며 "전두환 씨에 대해서는 전직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장을 치르지 못할 정도로 국민 여론이 아주 안 좋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런 인물에 대해서 공과를 따지면서 공은 어떻다 얘기하는 것이 너무나 국민적 인식 또는 가치 기준과 동떨어져 있으므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결국은 표를 얻고자 그런 발언을 한 것인데 표를 아무리 얻는 데 목적이 있다 할지라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표도 얻을 수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양도세 중과 유예 제안에 대해서는 "이 부분도 당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다. 아주 당이 두 쪽이 날 정도로 의견이 양분돼 있다시피 했다"며 "후보의 입장에서 자신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걸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하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미 정해진 정책의 기조를 흔들 정도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취약점은 이 정부정책이 왔다 갔다 하게 되면 시장이 몇 배로 출렁이게 되고 그러면 어떤 정책을 써도 약효가 없게 되는 그런 경험이 여러 차례 겪었지 않았느냐"면서 "대선 후보라 할지라도 당내 의견을 먼저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전두환 공과 발언이 잘못됐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역이나 이념, 진영을 넘어 국민을 통합해야 한다는 측면을 강조하려고 예를 들었던 것 같다"면서도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표현이 부적절했다고 보고 있으며 표현 하나하나를 이 후보가 더 신경 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후보의 양도세 중과 유예 제안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전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부 정책의 신뢰가 무너져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7·10 대책 이후에 양도세 중과 유예를 거의 1년 가까이 줬는데 실제 매물이 막 쏟아졌느냐 하면 그러지 않았다"며 "(중과 유예는) 그간 정부를 믿고 매도를 했던 분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말했다.
또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에 관해서도 같은 날 "종부세 과다 부담이 부담되고 팔고 싶은데 양도세 중과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입장이 있는 것 같다"며 "효과를 두고 논쟁 많이 있기는 한데 (양도세 중과 유예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