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케빈 나(38)와 제이슨 코크랙(36·미국)이 9연속 버디 파티를 벌이며 ‘올해 최고의 듀오’로 등극했다.
케빈 나와 코크랙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이벤트 대회 QBE 슛아웃(총상금 36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3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12언더파 60타를 합작했다. 최종 합계 33언더파 183타를 친 둘은 2위 빌리 호셜(35·미국)-샘 번스(25·미국) 조를 1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89만5000달러(약 10억5500만원)다.
24명의 선수가 2인 1조로 짝을 이뤄 출전한 이 대회는 라운드마다 경기 방식이 다르다. 최종 라운드는 선수들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한 뒤 가장 좋은 스코어를 성적으로 삼는 포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반적인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보다는 스코어가 잘 나오지만, 한 선수가 부진할 때 다른 팀원이 분발해서 틈을 메워야 하므로 호흡이 중요하다.
케빈 나와 코크랙은 승부처에서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5번홀(파3)까지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맞바꾸며 타수를 줄이지 못한 둘은 6번홀(파5)에서 나온 코크랙의 버디로 시동을 걸었다. 이후 케빈 나가 7~13번홀에서 7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케빈 나가 숨을 고르는 동안 코크랙이 14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단숨에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둘은 마지막 3개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짜릿한 1타 차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마지막 13개 홀에서 12개의 버디가 쏟아졌다.
케빈 나는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나머지 홀에서 버디 기회가 많다고 서로에게 말했다”며 “(7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한 뒤) 코크랙에게 ‘언제 따라올 거냐’고 농담했는데 코크랙이 바로 버디를 잡아냈다”며 웃었다. 이어 “마지막 버디는 코크랙이 기록했다”며 엄지를 들어보였다.
호셜-번스 조는 11언더파를 합작하고도 1타가 부족해 준우승에 그쳤다. 전날까지 24언더파로 단독 선두였던 ‘호주 듀오’ 제이슨 데이(34)-마크 리슈먼(38)은 합계 31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유일한 여성 참가자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장타자 렉시 톰프슨(26·미국)은 버바 왓슨(43·미국)과 함께 합계 23언더파를 합작해 9위를 차지했다. 브랜트 스네데커(41·미국)와 호흡을 맞춘 이경훈(30)은 합계 21언더파를 쳐 최하위인 공동 11위에 그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