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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 대부' 유성기업 창업주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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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업체 유성기업 창업주인 류홍우 명예회장이 10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1923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난 고인은 6·25전쟁 이후 군에서 제대한 뒤 1953년 서울 종로에서 자동차 부품 판매회사인 동명상회를 창업했다. 1959년엔 36세 나이에 유성공업사(현 유성기업)를 설립해 엔진의 핵심 부품인 피스톤링 등을 제조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의 기술력으로 정밀기계공업은 무리’라는 인식이 많았다. 류 명예회장의 지인들도 창업을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국내에 제대로 된 피스톤링을 만드는 회사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열려 있다는 의미”라며 도전을 선택했다.

창업 후에는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주변 사람에게 “기술 없이 발전 없다”고 늘 말했다고 한다. 1969년 일본 제국피스톤링(TPR)과 기술제휴를 맺으며 30%에 가까웠던 불량률이 크게 줄었다.

1979년엔 국내 최초로 스테인리스스틸 재질의 ‘3피스 오일링’을 개발했다. 품질이 향상되자 업계 내 좋은 평판이 쌓였고, 현대자동차는 수입에 의존하던 피스톤링과 오일링을 유성기업에서 공급받았다.

고인은 이후 제품 다각화에 나섰다. 스파크 플러그를 국산화했고, 피스톤과 엔진 베어링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일본 및 영국 기업과 합작해 한국플러그공업, 우진공업, 동서페더럴모굴, 동성금속, 신화정밀, 유성PM공업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를 세웠다.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자동차 부품업체가 모인 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설립 발기인으로 참여한 게 대표적이다. 이 밖에 한국표준협회 감사, 병산서원 원장 등을 지냈다. 고인은 철탑·동탑·은탑산업훈장을 수훈기도 했다.

류 명예회장은 아흔이 넘은 이후에도 현역으로 회사 경영을 이끌 정도로 일을 좋아하는 기업인이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13일 오전 7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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