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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6조' 현대엔지니어링…건설 대장株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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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년 2월 증시에 입성한다. 희망 공모가격 기준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6조원으로 모회사인 현대건설을 제치고 건설업 대장주에 오를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0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희망 공모가격은 5만7900~7만5700원으로 총 1600만 주를 공모한다. 공모 규모는 9264억~1조2112억원이다.

이 중 75%인 1200만 주가 구주매출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총 9084억원 규모다. 구주매출이란 기존 주주가 상장 시 보유한 주식을 시장에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다음달 25~26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뒤 내년 2월 3~4일 일반청약을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미래에셋, KB, 현대차, 한국투자, NH,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7곳에서 청약할 수 있다.

시가총액은 희망 공모가를 기준으로 4조6300억~6조500억원이다. 장외시장 호가 기준 현대엔지니어링 주가는 이보다 비싼 11만~12만원, 시가총액은 약 9조원대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 사이에선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말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주식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는 건설업종의 한계를 딛고 흥행에 성공하려고 시장 친화적인 가격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이후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오히려 공모 열기를 이어받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공모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1월 18~19일 이틀간 청약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공모금액은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12조7500억원에 달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후 주가가 희망 범위 상단 이상에서 거래되면 시가총액으로 현대건설(10일 종가 기준 약 5조6000억원)을 뛰어넘는다. 삼성엔지니어링(4조5000억원), 대우건설(2조5400억원), DL이엔씨(2조4000억원) 등을 크게 웃돈다.

공모자금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그린환경에너지(G2E) 사업부를 신설하고 차세대 소형원자로 사업과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플라스틱 및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 사업을 시작했다. 기술연구소를 스마트기술센터로 확대 개편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 친환경 기술, 인공지능 설계, 모듈러 주택 등의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2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갖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60%를 팔아 최대 4044억원을 확보한다. 지분율은 11.72%에서 4.45%로 줄어든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도 보유 지분의 40%를 매각해 1076억원을 손에 쥔다. 현대글로비스(매출 규모 1524억원)와 기아(1220억원), 현대모비스(1220억원)는 각각 보유 지분의 22.7%를 매각해 1000억원 이상을 확보한다.

IB업계는 정 회장이 확보한 자금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큰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0.3% 보유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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