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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00억 코인사기' 수사 8개월째 뭉개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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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피해금액이 1000억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다단계 코인 사기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8개월째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할 지역을 이유로 경찰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동안 해당 코인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면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피해자 확보에도 조사 안 해
9일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에 따르면 암호화폐 ‘패스토큰’은 불법 다단계 조직을 통한 유사수신 혐의를 받고 있다. 개발사 토큰패스와 판매조직 유로핀은 지난 2월부터 전국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암호화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설명회에서는 “지금은 코인 한 개에 40원이지만 상장되면 대박나고 원금도 보장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관련업계에서는 다단계 조직 규모를 고려할 때 피해자 규모와 피해액이 각각 3000여 명, 1000억원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패스토큰에 대한 공식 신고가 처음 접수된 건 3월이다. 신고를 받은 금감원은 “패스토큰이 대기업, 은행과 제휴했다는 사업설명회 내용이 거짓이며 원금 보장을 약속해 투자금을 끌어모은 점이 유사수신 행위로 분류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피해자 제보를 받아 4월 19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수사 의뢰를 받은 서울 강남경찰서는 한 차례 현장 방문을 한 뒤 6월 사건을 종결했다. 강남서 관계자는 “패스토큰 발행사 주소로 등록된 장소에 찾아갔으나 아무도 없는 유령 사무실이어서 사건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피해자와 다단계 조직에 대한 수사는 없었는지 묻자 “다단계 조직 본사는 대전에 있기 때문에 우리 관할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8월 수사를 시작한 서초경찰서에서도 4개월째 진전이 없다. 금감원과 서울경찰청 조사를 통해 투자 피해자 80여 명이 확보됐지만 서초서는 관할을 이유로 피해자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서초서 관계자는 “코인이 상장된 암호화폐거래소인 플랫타는 우리 관할이어서 패스토큰과의 연계성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 외에 코인 발행 업체와 다단계 피해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은 상폐돼 이미 휴지 조각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사이 피해는 커지고 있다. 해당 코인은 9월 원화 거래소인 플랫타는 물론 중국계 거래소 빅원에서도 상장폐지됐다. 50원에 상장한 뒤 7일간 1578% 상승해 800원대를 찍었던 코인이 결국 휴지 조각인 된 것이다.

근무하는 공장 동료의 소개로 패스토큰에 투자한 김모씨는 “사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코인이 ‘록업(보호예수)’돼 못 팔고 있었다”며 “이제는 아예 상장폐지됐는데 투자금을 돌려받을 길이 없을 것 같아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선 경찰 조직이 진화하는 범죄 양상을 쫓아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스토큰 판매업체에 도용 피해를 당한 황승익 한국NFC 대표는 “코인 범죄는 온라인 조직을 기반으로 지역에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경찰이 물리적 관할을 따지며 소극적으로 수사하는 동안에도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코인 사기에서는 피의자 계좌를 빠르게 동결해 피해액을 보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관할 문제로 수사가 지연되면 피해 회복도 그만큼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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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지난해 12월9일자 '1000억 코인사기 수사 8개월째 뭉개는 경찰' 제목의 기사에서 암호화폐 '패스토큰' 관계사가 사업설명회에서 허위정보를 이용하여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불법 다단계 조직을 통한 유사수신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패스토큰' 측은 "해당 사업설명회는 패스토큰이 직접 주관하거나 다단계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개최한 것이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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