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산(産)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1·사진)가 한국프로야구(KBO)리그에서 뛴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9일 푸이그와 100만달러(약 11억7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100만달러는 연봉과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을 포함해 신규 외국인 선수에게 구단이 베팅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100만달러에 인센티브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은 푸이그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복귀 의지가 강했던 푸이그와 번번이 협상이 결렬됐다. 푸이그를 영입 1순위로 점찍은 고형욱 키움 단장은 최근 푸이그가 뛰고 있던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직접 찾아가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사인을 받아냈다.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로 빅리그 구단과 협상이 불가능하고 스프링캠프는 물론 내년 시즌 개막마저 불투명하다는 점도 푸이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LA 다저스 시절 ‘절친’으로도 국내에 잘 알려진 푸이그는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는 선수다. 2019년 그가 받은 연봉 970만달러(약 113억8000만원)가 이를 보여준다. 푸이그는 2013년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104경기 타율 0.319, 19홈런, 42타점을 기록해 신인상 부문 2위를 차지했다. 근육질 체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파워와 스피드는 물론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7개 시즌 86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7, 132홈런, 415타점을 남겼다.
하지만 독단적인 행동으로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며 ‘악동’으로 이미지가 각인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푸이그 때문에 생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팀의 나머지 선수들이 일으키는 문제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했을 정도다. 결국 실력과는 별개로 2019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 돌아가지 못한 푸이그는 멕시코리그 등을 전전해야 했다.
푸이그의 에이전트는 그가 정신적 문제를 약물치료로 해결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키움도 푸이그가 빅리그에 재진입하려면 이미지 회복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형욱 단장은 “푸이그와 직접 대화하면서 인격적으로도 많이 성숙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큰 무대 도전 의지가 강하다.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푸이그는 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를 마친 뒤 2022년 스프링캠프에 맞춰 입국할 예정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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