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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뒤이은 숄츠는 '실용주의 카멜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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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숄츠 독일 사회민주당 대표가 8일 독일 총리로 취임했다. 16년간 독일을 이끌어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이른바 ‘신호등 연립정부’를 공식 출범시켰다. 신호등 연정은 참여 정당의 색깔이 빨간색(사민당), 노란색(자유민주당), 녹색(녹색당)이어서 붙은 이름이다. 숄츠 총리의 리더십은 취임 직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기후변화 대응,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국과의 외교 관계 정립 등 다양한 숙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곧바로 시험대에 오른 외교 능력

숄츠 총리는 전날 로베르트 하베크 신임 경제·기후장관(녹색당), 크리스티안 린트너 신임 재무장관(자유민주당) 등과 함께 177쪽 규모의 연정 협약서에 서명했다. 숄츠 총리는 숨도 몰아쉴 틈 없이 주요 현안 챙기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연정 협약 관련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의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것)에 동참할 것이냐”는 질문 등이 쏟아졌다. 이에 숄츠 총리는 “유럽과 세계의 파트너들과 숙고할 계획”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숄츠 총리가 외교와 유럽 정책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은 내년 1월 영국으로부터 주요 7개국(G7) 의장국 지위를 넘겨받는다. 당장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도 고민거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침공할 경우 미국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가동을 중단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 정부의 대외 정책과 관련해 숄츠 총리는 “전 정부가 세운 목표의 연장선상에서 강하고 자주적인 유럽연합(EU)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세계는 다극화하고 있기 때문에 EU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앞두고 몸무게 12㎏ 감량
숄츠 총리는 코로나19 방역에도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중순만 해도 독일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만 명을 밑돌았는데 현재 5만5000명 안팎으로 치솟았다.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면서 감염 확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아울러 새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탄소배출 감축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신호등 연정은 우선 2030년까지 석탄 발전을 퇴출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 비율을 80%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재원 조달 방법에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연정 내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숄츠 총리에게 중요한 정치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숄츠 총리는 1975년 고등학생 때 사민당에 입당했다. 독일 함부르크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노동 전문 변호사로 10년 가까이 활동했다. 1998년 연방의회 의원이 된 그는 메르켈 정부 노동사회부 장관, 함부르크 시장, 독일 연방 재무부 장관 겸 부총리를 거쳤다.

좌파 정당에서 입지를 굳혔지만 좌우를 가리지 않고 실용적 목소리를 내 카멜레온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인은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철학’ 때문에 로봇 같다는 얘기도 듣는다. 선거를 앞두고는 술을 끊고 몸무게를 12㎏가량 감량했을 정도로 자기 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숄츠 총리와 새 정부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감지되고 있다”면서도 “메르켈 정부 때도 그랬듯 총리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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